사람들은 흔히 젊은 시절 즐기던 음악을 평생 듣곤 한다. 음악이란 세월을 거치며 변모하기 마련이고, 신곡도 꽤 쏟아지는데 유독 학창시절 듣던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과학적으로 실증한 실험결과가 등장했다. 영국 더럼대학교 연구팀은 13일 국제저널 ‘음악과 과학(Music and Science)’을 통해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청춘 시절 듣던 음악에 강렬한 향수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회고 절정(reminiscence bump), 즉 노인에게 전 생애에 대한 자서전적 기억을 회고하게 하면, 청소년기에서 초기 성인기 기억을 가장 많이 떠올리는 현상에 주목했다. 즉, 실험의 초점은 음악 역시 청소년~초기 성인기에 들은 것을 평생 선호하는지 알아보는 데 맞춰졌다.
18~82세 성인 470명을 실험에 동원한 연구팀은 1950~2015년 히트차트에 오른 팝송 111곡의 제목과 아티스트 이름을 제시하고 각자의 자전적 기억과 관련된 정도, 해당 노래에 느끼는 친근감, 선호도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젊었을 때 유행했던 곡들을 더 친숙하게 느끼고 자신의 삶과 관련돼 있다는 인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절정은 14세로, 그 무렵 유행하던 음악에 대한 기억이 가장 또렷했다.
주목할 점은 1970~1980년대 음악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다는 사실이다. 참가자들은 나이에 상관 없에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나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이 좋은 음악이라고 평가했다. 40세 이상은 젊은 시절 곡을 특히 좋아한다고 응답한 반면, 18~40세는 그런 경향이 없었다. 심지어 어린 시절 곡보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곡을 호평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사람들은 젊었을 때 듣던 노래를 더 아끼고 평생 듣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유행하는 음악보다 옛날 곡이 우수하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시기의 음악이 개인의 기억과 얽혀 애착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람은 14세나 그 이후 시절에 친구나 동료, 첫사랑, 인생의 출발점 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며 “당시 들은 음악이 이런 기억과 맞물려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