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은하가 허블우주망원경에 의해 포착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지구로부터 4500만 광년 떨어진 황새치 자리(Dorado) 남쪽에 위치한 'NGC 1947' 은하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은하는 '렌즈형 은하(Lenticular galaxy)'로 우리 은하나 안드로메다와 같이 원반 모양이지만, 거의 모든 가스와 먼지 등 성간물질을 소모하고 죽어가고 있다.
NASA는 NGC 1947가 지난 200년 동안 중심 주위를 공전하던 나선 팔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물질을 잃어 버렸다고 밝혔다. 다만 은하 뒷쪽의 수백만 개의 별빛으로 인해 남아있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 사진에 보이는 것은 희미한 실 모양의 잔존하는 가스와 먼지다.
수십 억 년 동안 새로운 별을 만들지 않은 은하는 죽은 것으로 간주된다. 별은 빽빽한 가스와 먼지 구름이 중력의 압력으로 붕괴되면서 만들어지는 은하 원반으로부터 성장이 촉진된다. NGC 1947처럼 대부분의 물질을 잃어버린 은하는 새로운 별을 만들 가능성이 낮다. 결국 NGC 1947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사라질 것이라고 NASA는 밝혔다.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도 약 70억년 전에 적어도 한 번은 죽었을 것으로 본다. 이후 별 무리가 죽고, 초신성이 돼 껍질을 우주로 방출해 은하계를 새로운 별을 만들기 위한 물질로 채운 20억년 뒤에야 부활한 것으로 추정한다. 또 우리 은하는 135억년의 일생 동안 다른 작은 왜소은하들을 흡수하며 성장해왔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 은하도 NGC 1947처럼 다시 모든 물질을 소진하고 수십 억 년 안에 안드로메다 은하에 합병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두 은하가 합쳐지면 조석 작용에 의해 물질이 찢어지고 압축됨에 따라 다시 별들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되풀이하게 된다.
한편 NASA는 지난 3월 7일 허블우주망원경의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잠시 작업이 중단됐으며, 나흘 뒤 복구돼 관측을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