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동물들은 뱃속에 '위석(Gastroliths)'이라는 돌을 넣어가지고 다닌다. 근육으로 된 모래주머니 안에 위치한 위석은 씹는 이빨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동물이 음식을 잘게 부수는 데 사용된다. 크기는 동물의 몸집과 위석의 역할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미국 콜로라도와 와이오밍 중간에 위치한 위스콘신 남부 '모리슨 지층'은 현지에서도 공룡 뼈와 더불어 위석이 가장 많이 발견된 장소다. 이곳에서는 육식공룡 알로사우루스와 더불어 위석을 삼켰던 용각류 바로사우루스, 디플로도쿠스 등 쥐라기 말기의 공룡들이 많이 발견된다.

이번에 위석이 새롭게 발견된 곳은 모리슨 층으로부터 서쪽으로 1600㎞ 떨어진 와이오밍이다. 일리노이주립대학교 지질학자 데이비드 말론 교수 등 연구팀은 최근 테라노바 저널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와이오밍에서 발견된 위석 <사진=조슈아 말론>

위석은 4년 전 말론 교수의 아들이자 대학생인 조슈아 말론이 현장 캠프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이 돌의 출처를 아버지에게 물어보며 연구는 시작됐고, 이들은 돌이 먼 거리를 이동하게 된 가설을 세웠다. 말론은 "우리가 발견한 돌은 모리슨 층의 그것과 연대가 일치한다"며 "결국 이 돌은 공룡의 뱃속에 든 채 와이오밍으로 운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문제는 길이 30m, 무게 40t에 달하는 용각류가 1600㎞를 이동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는 점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공룡이 먹이를 찾아 이동할 수는 있지만, 이 정도 거리를 움직이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뉴욕 아델피대학교 고생물학자 마이클 데믹은 "용각류의 성장 속도는 현재의 포유류와 비슷하게 빠르다"며 "이는 엄청난 칼로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물론 위석과 더불어 공룡의 뼈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해석에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위석을 통한 공룡의 생태 측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