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에는 아직도 우리가 잘 모르거나 기괴해보이는 동물들이 많다. 미국 동부 연안에서 발견되는 '양머리돔(Sheepshead, 학명 Archosargus probatocephalus)'이라는 종도 이상하게 보이기는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다.

길이 91cm, 무게 9.6kg까지 자랄 수 있는 양머리돔은 감성돔과의 바닷물고기로 몸통에 검은색 세로 줄무늬가 있어 미국에서는 '재소자 물고기(convict fish)'라고도 불린다. 생김새만 죄수 같은 것이 아니라 미끼만 빼먹고 달아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비결은 바로 사람의 치아와 흡사한 이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머리돔은 턱 앞쪽에 날카로운 앞니가 있고 윗턱에는 3줄, 아랫턱에는 2줄의 어금니가 있다. 먹이를 보면 이빨이 왜 이 모양인지 이해가 되는데, 굴이나 조개 등 어패류와 새우, 농개 등 갑각류 등을 이빨로 깨뜨려 먹는다.

<사진=Virginia Institute of Marine Science 공식 홈페이지>


어금니는 사용할수록 더 크고 강해진다. 껍데기가 있는 먹이가 풍부한 지역에 사는 양머리돔은 다른 지역의 물고기보다 이빨이 더 강하다. 지난 1997년 동물학 저널에 실린 연구를 통해 하버드대학 비교동물학 박물관의 LP 에르난데스 등 연구진은 "껍질 분쇄가 늘어나면 이빨의 힘도 강화가 된다"며 "이는 (이빨)기능의 최대 잠재력과 실제 자원 사용 패턴 사이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설명한다"고 밝혔다.

생김새는 다소 징그러워 보이지만 사실 양머리돔은 부드러운 흰살과 고소한 맛으로 유명한 생선이다. 구글이나 유튜브를 검색하면 수십가지 요리법이 등장한다. 루이지애나나 템파 등 미국 남동부 해안 지역의 레스토랑에서는 살만 발라내 구운 필렛이 인기 메뉴 중 하나다.

<사진=pixabay>


이밖에도 인간과 흡사한 이빨을 가진 물고기는 아마존 지역에서 서식하는 피라냐의 친척뻘인 파쿠(pacu), 뱀장어처럼 생긴 폐어(폐로 숨쉬는 물고기) 레피도사이렌(lepidosiren), 인도와 태평양 지역에 넓게 퍼져있는 제왕쥐치복( titan triggerfish)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파쿠 등은 사람을 물어뜯을 경우 심각한 상처를 입힐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종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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