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새로운 종의 공룡이 발견됐다. 이로 인해 '하드로사우루스(hadrosaur)'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박물관의 고바야시 요시츠구 박사 등 연구진은 2004년 효고현 아와지섬에서 발견된 공룡의 화석이 새로운 종으로, '야마토사우루스 이자나기(Yamatosaurus izanagii)'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27일 사이언티픽리포트를 통해 발표했다.
이 화석은 7200만년 전 백악기 후기에 형성된 토양층에서 아마추어 화석 수집가에 의해 발견됐으며, 치아와 아래턱, 목, 척추, 어깨뼈, 꼬리 등이 포함돼 있다. 홋카이도대학 박물관으로 옮겨져 분석된 결과 길이 최대 8m, 무게 4~6t이며 초식 공룡인 하드로사우루스류에 속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드로사우루스는 넓고 납작한 주둥이 때문에 '오리 부리 공룡'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백악기 후기인 7500~6500만년 전 북미와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에 넓게 퍼져 있었으며 평균 길이 9.1m, 무게 약 3t으로 추정된다.
특히 하드로사우루스는 치판(dental batteries)이라는 입속 구조에 수백 개의 이빨이 나 있어, 치아가 빠졌을 때 다른 이빨이 이를 대체하는 특징이 있다. 또 볼에는 음식을 보관하기 위한 공간이 있었다고 추정된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화석의 치아 구조는 기존 하드로사우루스와는 달리 많은 치판 중 실제 기능이 있는 이빨은 하나뿐이었고, 또 치아 구조상 먹었던 식물도 달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이유로 이 화석은 새로운 종으로 구분됐다. 이름에 붙은 '야마토(大和)'는 일본의 옛 이름이고, '이자나기(伊弉諾神)'는 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창조신이다.
새로운 공룡이라는 것 이외에도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어깨와 앞다리가 예상치 못한 정도로 발달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공룡이 이족보행에서 사족보행으로 진화하는 단계였음을 나타낸다.
또 이제까지 하드로사우루스는 북미에서 현재의 알래스카로 건너가 아시아 등으로 퍼진 것으로 추정됐으나, 이번 화석의 발견으로 거꾸로 아시아에서 북미로 건너갔다는 것이 확인됐다.
고바야시 박사는 "이번 발견은 공룡이 두 대륙 사이를 어떻게 이동했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보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화석을 조만간 일본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야마토사우루스는 일본에서 발견된 두 번째 공룡 화석이다. 2019년 홋카이도에서는 카무이사우루스(Kamuysaurus)라는 다른 유형의 하드로사우루스 화석이 발굴된 바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