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려면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이용해 뇌를 스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 과학자들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사람의 뇌를 관찰할 수 있는 3D 비디오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스티븐스 공과대학 기계공학자인 메멧 커트 교수 등 연구진은 최근 브레인 멀티피직스 저널 등을 통해 '3D 증폭 자기공명영상(3D aMRI)'이라는 기술을 공개했다.
이는 기존의 MRI 기술을 응용, 뇌가 움직이는 모습을 증폭시켜 분석을 쉽게 만든 것이다. 연구진이 공개한 비디오에는 심장 박동에 따라 두개골 내부의 뇌 조직이 혈관을 통과하는 혈액과 뇌척수액(CSF)에 반응해 맥동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커트 교수는 "일반적으로 뇌 속의 조직이 변경되는 정도는 50~400μm(100만분의 1m)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뇌의 움직임을 약 25배 정도 크게 보이게 함으로써 관찰을 용이하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MRI의 원리를 응용해 지난 2016년 aMRI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이후 5년여 동안 연구를 통해 현재는 여러 각도에서 실시간으로 3D 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을 완성했다. 기존 MRI가 해상도가 낮은 다소 모호한 사진을 캡처하는 반면 3D aMRI는 1.2mm³의 공간 해상도로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다.
또 연구진은 이 기술이 현재 치어리 I형 기형(Chiari I malformation)이나 신생아의 수두증, 동맥류, 뇌진탕 진단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뇌의 압력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뇌의 압력은 외상성 손상, 종양, 감염 및 동맥류를 포함해 여러 이유로 증가할 수 있으며, 현재 직접 측정은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어야 한다.
커트 교수는 "우리는 임상적 적용을 증명하기 위해 할 일이 많지만, 그것이 모든 신기술의 본질이다"라며 "기회는 정말 무한하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