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게임을 하면 시간이 순식간에 흐른다고 한다. 특히 가상현실(VR) 게임을 하면 시간이 더 빨리 간다는 사람이 적잖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나이가 들면 자연히 나타난다는 ‘시간수축효과(Time-Compression Effect)’의 영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스캠퍼스 연구팀은 일반 게임과 VR 게임을 각각 플레이한 최근 실험 결과 VR 게임을 즐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미로게임을 학생 41명에게 플레이하게 했다. 한 번은 일반 모니터로 게임을 하고, 다시 한번은 VR로 즐기게 했다. 각 게임 시간은 5분으로 제한했다.
피실험자들은 시계를 볼 수 없는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스스로 5분이 지났다고 생각될 때 플레이를 중지하는 조건이 붙었다.
그 결과 VR 게임을 하는 피실험자들은 일반 게임을 할 때보다 플레이 시간이 평균 72.6초 길었다. 즉 VR 게임을 할 때 시간 감각이 28.5% 수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수축효과란 나이가 들면서 전보다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고 여기는 현상이다. 원인을 두고는 다양한 가설이 존재한다. 심리적 원인이라는 학자도 있고 생물학적 또는 물리적 현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연구팀은 VR이 강력한 시간수축효과를 야기하는 이유로 신체감각 결여를 들었다. 우리 몸은 시간 경과를 파악하기 위해 심장박동 같은 신체리듬을 알게 모르게 이용하는데,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이런 감각이 희미해진다는 게 연구팀 주장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은 용어 그대로 가상현실일 뿐”이라며 “자신은 오간데 없고 사물도 컴퓨터그래픽(CG)으로 표현된 가상세계에서 사람의 일부 감각들은 희미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