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균사체로 만든 인공위성이 우주탐사의 큰 골칫거리인 우주쓰레기를 줄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외 과학 저널 인버스는 버섯 균사체 섬유로 제작한 인공위성이 우주쓰레기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민간연구가 맥스 저스티스의 주장을 31일 소개했다.
우주쓰레기란 지구궤도를 도는 각종 인공물체다. 파손되며 떨어져나간 우주선 조각이나 인공위성이 대기권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알루미늄 입자가 대표적이다. 초속 7.9~11.2㎞로 비행하기 때문에 손톱보다 작은 조각이라도 총알을 뛰어넘는 위력을 가진다. 미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현재 지구 주위를 떠도는 우주쓰레기는 1㎝ 미만인 것만 2억개로 추정된다.
연구 초반 친환경 나무 인공위성에 주목했던 맥스 저스티스는 버섯 균사체가 보다 뛰어난 소재라고 결론 내렸다. 균사가 촘촘하게 얽힌 특유의 구조 덕에 나무보다 튼튼하고 유연하며 더 가볍기 때문이다. 맥스 저스티스는 “인류가 품고 있는 케슬러 신드롬을 해결하려면 나무보다는 버섯 균사체로 인공위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케슬러 신드롬은 우주쓰레기와 접촉해 부서진 인공위성 파편이 또 다른 인공위성을 위협하는 연쇄작용을 일컫는다. 우주쓰레기의 위력과 공포를 실감나게 표현한 영화가 ‘그래비티’(2013)다. 주인공인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는 대량의 우주쓰레기가 엄청난 속도로 우주정거장을 덮치자 패닉에 빠진다.
버섯 균사체는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친환경 소재로 인정받으며 관련 연구도 활발하다. 특유의 강성 덕에 버섯 균사체 섬유를 이용한 헬멧이나 건축자재도 등장했다. 기본적으로 열에 강해 고온이나 초저온에서도 변형이 적고 균사체 내부에 회로나 전선을 배치하기도 나무보다 쉽다.
우주쓰레기를 줄이려는 인류의 노력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유럽은 우주공간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일본의 전직 우주비행사 도이 타카오(67) 교토대학교 교수와 스미토모임업은 대기권에서 흔적도 없이 타버리는 나무 인공위성을 2023년 발사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