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도지코인의 마스코트로 유명한 일본 시바견 사진이 수십억 원에 판매되면서 대체불가토큰(NFT)을 접목한 ‘NFT 아트’의 인기가 대단하다. 예술계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인데, 한편에선 저작권 침해나 사기 등 문제점이 많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NFT 아트는 펜이나 물감으로 그려낸 일반 예술작품과 달리 데이터를 활용한 예술장르다. 도지코인의 얼굴로 알려진 시바견 카보스짱의 이미지 데이터, 즉 사진이 NFT 자선경매에서 1696.9이더리움(약 48억원)에 낙찰되면서 NFT 아트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카보스짱은 반려인 카보스마마가 2010년 사진 한 장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유명해졌다. 귀여우면서도 보는 이들을 끌어들이는 사진이 빠르게 퍼지면서 카보스짱은 인기스타가 됐다. 원본을 합성한 패러디 사진도 숱하게 만들어졌다. 

도지코인 탄생의 주역인 시바견 카보스짱 <사진=카보스마마 블로그>

개죽이나 슬픈 개구리 페페(페페 더 프로그)처럼 인터넷 밈으로 뜬 카보스짱의 사진이 거액에 판매된 것은 NFT 아트의 뜨거운 인기를 보여준다. NFT 아트는 이중섭 등 유명 화가들의 기존 작품을 데이터로 이미지화하거나 여러 작품을 뜯어내 또 다른 창작물을 완성하는 높은 자유도가 특징이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사진이나 합성물을 아우르는 NFT 아트는 순수미술 애호가들은 비웃을 수 있겠지만 시장에선 이미 가능성을 입증했다. 작은 그림들을 합쳐 선보이는 마이크 윈켈만의 작품은 무려 6930만 달러(약 775억원)에 낙찰됐다. 일본의 유명 서예가 다케다 소운은 서예를 NFT 아트로 승화시켜 주목받았다.

원본 찾기도 어려울 지경인 슬픈 개구리 페페 <사진=맷 퓨리 트위터>

문제점도 있다. 대부분 유명한 대상의 데이터를 활용한 작품이기에 저작권 다툼 가능성이 다분하다. 누구나 아는 작품이고 데이터가 이미 퍼져 있다 보니 사기 위험도 있다. 지난 2월 해외 단체로부터 NFT 아트를 해보자는 이메일을 받은 카보스마마는 과거 트위터 계정이 해킹된 경험이 있는 터라 사기가 의심됐다고 털어놨다.

카보스마마는 “우리 개 사진이 거액에 팔리다니 놀랍다”며 “인터넷 밈으로 뜬 대상에 이런 식으로 경제적 가치가 매겨지는 게 한편으로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NFT 아트의 문제점을 이미 경험한 그는 경매 수익금 일부를 적십자나 유엔세계식량계획, 유아교육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51)가 밀어주는 도지코인의 상징으로 연일 신문 경제면을 장식한 카보스짱은 올해 15세의 노령견이다. 암컷으로 신장에 조금 문제가 있지만 식욕이 왕성할 만큼 아직 건강하다. 하루 2회 산책을 즐기며 고양이 세 마리와 사이좋게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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