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손을 묶고 3개월 지내기에 도전한 우크라이나 커플이 123일의 대기록을 세웠다. 4개월여 만에 무거운 쇠사슬을 끊은 두 사람은 즉각 헤어졌다.

영국 매체 LADbible은 19일 기사를 통해 지난 2월 서로의 손을 쇠사슬로 묶고 3개월 지내기에 돌입한 우크라이나 커플이 123일의 신기록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알렉산더 커들리(33)와 빅토리아 푸스토바(29) 커플. 지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사람들 앞에서 쇠사슬로 서로의 손을 묶은 두 사람은 당초 목표인 3개월을 훌쩍 지나 123일 만인 17일 도전을 종료했다.

쇠사슬로 손을 묶고 123일을 지낸 우크라이나 커플(왼쪽) <사진=Факти ICTV. Новини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Пара из Харькова сняла цепи и установила рекорд' 캡처>

쇠사슬을 끊은 두 사람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빨리 각자의 길을 가고 싶다. 그만 헤어지려고 한다”고 뜻밖의 말을 했다.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오랜 시간 손을 묶다 보니 미처 몰랐던 상대의 단점이 적나라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알렉산더와 빅토리아는 “사실 도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장실 가는 문제 등 여러 불편함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붙어있으면 좋을 줄 알았는데 잠시 뿐이었다”며 “몰라도 되는 상대의 허점이나 버릇, 생리현상을 모두 알게 되면서 신비감이 사라졌다. 이제 더 안 보고 싶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빅토리아는 “알렉산더를 사랑해서 도전에 나섰지만 쇠사슬이 풀리는 순간 ‘자유다!’를 외치게 되더라”며 “커플은 지긋지긋하다. 독립된 환경, 혼자만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한 번은 4시간이나 언쟁을 벌였다. 손이 묶이지 않았다면 혼자 집으로 가 머리를 식히면 될 일”이라며 “커플은 너무 붙어있는 것도 좋지 않다”고 돌아봤다.

한쪽 손을 쇠사슬로 묶고 123일을 버틴 우크라이나 커플 <사진=빅토리아 푸스토바 인스타그램>

알렉산더는 “둘이 붙어있으니 안 좋은 면이 훨씬 많았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나 떠올리면 트러블이 두 가지 벌어지는 식이었다”며 “상대가 전화하는 소리에 점점 신경이 쓰이고 화장을 할 때도 같이 있다 보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벤트 주최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이 세운 123일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세계 최고 기록이다. 좋은 뜻에서 참가한 이벤트 때문에 헤어지게 된 두 사람은 자신들을 묶었던 쇠사슬을 300만 흐리브냐(약 1억2500만원)에 경매에 내놨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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