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곤경에 처한 동료를 적극 돕는 동물들의 사회성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사회성은 같은 종에서 두드러진다고 알려졌는데, 유럽의 한 목장 폐쇄회로(CC)TV에 담긴 화면은 종을 넘은 동물들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준다.

네덜란드 헬데를란트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야프 비츠 씨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사육 중인 암탉을 습격한 매를 쫓아낸 수탉과 염소의 활약상을 공개했다.

농장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잡아낸 이 영상은 별안간 농장 암탉을 노리고 날아든 매와 곧장 상황을 포착하고 달려온 수탉 및 염소의 사투를 담았다.

농장서 키우는 수탉과 염소가 야생 매로부터 암탉을 구해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pixabay>

농장을 한가롭게 노닐던 암탉은 쏜살같이 날아온 매를 피해 울타리에 부딪혔다. 순간 닭털이 사방으로 날리면서 난리가 벌어졌다. 매는 다시 달려들어 암탉을 움켜쥐는 데 성공했으나 곧장 달려든 수탉이 방해하는 바람에 날아오르지 못했다.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염소까지 달려들면서 상황은 바로 역전됐다. 염소는 맹렬하게 돌진, 뿔로 몇 차례 들이받은 끝에 매와 암탉을 떼어놓는 데 성공했다. 의외의 상황에 놀란 매는 곧바로 날아가 버렸다.

7년간 농장을 운영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에 농장주는 어안이 벙벙했다. 수탉과 염소가 맹금류인 매를 무서워하기는커녕 빠르게 달려들어 암탉을 구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염소와 수탉은 매의 발톱에 상처를 입은 암탉이 걱정되는 듯 자주 찾아와 지켜보다 갔다.

야프 비츠 씨는 “농장에서 키우는 동물들은 모두 야생 매 입장에서는 먹잇감”이라며 “덩치가 좀 더 큰 매였다면 염소도 낚아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에도 매가 습격한 적이 있는데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용기를 내 암탉을 구해낸 수탉과 염소가 자랑스럽다”고 웃었다.

CCTV 영상을 확인한 동물행동전문가는 “개가 종종 어미 잃은 고양이 새끼들을 거두는 등 종을 초월한 동물들의 협력이 아주 희귀한 일은 아니다”면서도 “수탉과 염소가 포식자인 맹금류에, 그것도 새끼가 아닌 암탉을 구하려 대항하는 것은 대단히 드문 현상”이라고 놀라워했다.

이 전문가는 “매가 날아든 지 불과 17초 만에 상황이 끝났다는 것은 수탉과 염소가 죽자고 달려들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농장이라는 하나의 울타리에서 공생하면서 유대감이 끈끈하게 형성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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