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세균이 가공 음료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화성은 달과 함께 인류의 행성이주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는 천체 중 하나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독일 괴팅겐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논문에서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홍차버섯, 일명 ‘콤부차’ 속 세균이 화성의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았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판매되는 콤부차는 1970년대 일본에서 유행했다. 홍차버섯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사실 버섯과 연관이 없다. 세균과 이스트균이 공생하는 산막성 아세트산균 배지에서 버섯 같은 젤라틴 물질을 성장시키고 이를 설탕이 든 홍차나 녹차에 넣은 음료일 뿐이다.

연구팀은 콤부차의 겔 덩어리 속에서 화성에서 살 수 있는 세균을 찾아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재현된 화성 환경 실험에서 콤부차에 들어가는 배지를 장기간 방치한 결과 대부분의 미생물은 죽었지만 유일하게 셀룰로오스를 생성하는 세균은 살아남았다.

화성의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세균이 처음 발견됐다. <사진=pixabay>

괴팅겐대 연구팀은 “콤부차 배지는 2014년부터 ISS에서 다양한 실험에 동원돼 왔다”며 “지구상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탄수화물 셀룰로오스의 생물학적 지표(바이오마커)로서 확실성 및 콤부차의 게놈 구조, 지구 외 환경에서의 생존력을 알아보는 실증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ISS와 연계, 홍차버섯 배지를 우주정거장 외부에 마련한 실험 플랫폼 ‘EXPOSE-2’에 넣고 1년간 방치했다. ‘EXPOSE-2’는 화성의 환경을 그대로 본뜬 실험 케이지다. ISS 우주인들에 의해 ‘EXPOSE-2’에서 나온 배지는 지구로 귀환한 뒤 2년간 더 배양됐다.

그동안 형성됐던 미생물 생태계는 대부분 파괴됐다. 다만 놀랍게도 세포벽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생산하는 코마가타에이박터(Komagataeibacter)속 세균만은 살아남았다. 이 세균은 그람음성 호기성세균의 갈래인 아세토박터(acetobacter)의 하나다. 2012년 일본 연구팀이 처음 발견해 구체적 구조를 기술한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괴팅겐대학교 연구팀이 ISS와 연계해 세균 생존 실험을 진행한 'EXPOSE-2' 플랫폼 <사진=괴팅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화성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세균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셀룰로오스 덕으로 추측된다”며 “이번 연구는 세균의 셀룰로오스가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살게 하는 바이오마커라는 첫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학계는 우주에서 생존을 가능하게 한 셀룰로오스가 다양한 이용 가치를 품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셀룰로오스를 기반으로 한 막이나 필름을 제작하면 행성 거주지에서 생명을 지키거나 소비재를 생산하는 소재가 될 수 있다. 우주 공간의 또 다른 내성균 연구에도 응용 가능하다. 

배지를 화성 환경에 방치하는 동안 약물 및 금속 내성과 관련된 유전자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미생물은 극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약이나 금속에 한층 강해졌다. 때문에 연구팀은 항생제 남용에 따른 내성균이 지구는 물론 우주 공간에서도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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