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의 근육 움직임이나 가수의 호흡 방법을 그대로 재현하는 로봇섬유(robotic textiles)가 개발됐다. 학계는 이 섬유가 악성 호흡기 질환이나 수면장애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통해 착용한 사람의 물리적 움직임을 감지하거나 미리 입력된 동작을 재현하는 로봇섬유 ‘옴니 파이버(Omni Fiber)’를 공개했다.

이 섬유는 일반인들을 뛰어넘는 근육 움직임과 호흡 방법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됐다. 프로 선수들이 근육을 사용하는 방법이나 가수들의 남다른 호흡 및 발성법을 일반인의 트레이닝이나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옴니 파이버’의 개념은 간단하다. 이 섬유로 개발된 옷을 선수나 가수가 착용한 뒤 근육의 움직임이나 호흡법을 학습시킨다. 다시 이 옷을 일반인이 착용하면 학습된 내용에 맞춰 근육 사용법이나 호흡법을 따라할 수 있다.

옴니 파이버로 직조한 로봇섬유 <사진=MIT 공식 홈페이지>

굵기 약 0.5㎜로 사람의 몸 움직임에 맞춰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이 섬유는 적당한 신축성도 가졌다. 덕분에 다양한 형태의 옷을 짤 수 있다. 인체의 움직임을 감지한 뒤 스스로 늘어나고 펴지거나 휘고 진동하는 등 다양한 피드백을 보여준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 같은 학습과 움직임이 가능한 비결은 ‘옴니 파이버’의 독특한 구조 덕분”이라며 “‘옴니 파이버’는 속이 빈 관 형태로, 그 안에 유체나 압축된 공기를 흘려 움직임을 제어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팀이 ‘옴니 파이버’를 이용해 만든 웨어러블 장치는 압축 공기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전기회로와 똑같이 작동하지만 프로그래밍 된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은 것은 전기가 아니라 공기인 셈이다. 압력과 유속을 프로그래밍 내용대로 조절해 ‘옴니 파이버’의 수많은 가닥을 일일이 조종할 수 있다.

옴니 파이버를 활용한 예 <사진=MIT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Robotic fibers can make breath-monitoring garments' 캡처>

연구팀 관계자는 “기존의 압축공기식 인공근육과 달리 센서 등 여러 기능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돼 있다”며 “‘옴니 파이버’로 짠 옷을 입으면 미리 설계된 움직임을 의도하지 않아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옴니 파이버’로 짠 옷은 선수나 가수의 트레이닝은 물론 의료 현장에서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비만 환자나 근육을 다쳐 재활이 필요한 환자, 중증 호흡기 질환자 등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수술 뒤 회복기에 있는 환자에 이 옷을 입히면 불안정한 호흡을 교정하거나 효과적으로 모니터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같은 중증 호흡기 질환이나 수면 무호흡증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학 연구팀은 향후 더욱 긴 ‘옴니 파이버’를 개발하고 공기 외에 다른 물질로 움직임을 제어하거나 경도까지 조절하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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