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등으로 손상을 입은 근육이 복구되는 과정에서 세포핵이 적극 개입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스페인 폼페우파브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을 통해 작은 상처를 입은 근육이 근세포를 관리하는 핵에 의해 복구되는 일련의 과정을 처음 관찰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근육이 손상과 회복을 반복하며 근력이 강화되는 과정을 고해상도로 촬영하기 위해 기획한 실험에서 세포핵의 개입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 몸의 근육을 구성하는 주된 요소는 근섬유와 근절이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 사용하는 골격근은 가는 관 같은 세포들이 모여 이뤄지는데, 실처럼 얇은 가닥을 이루므로 근섬유라고 부른다.

근섬유 손상 부위에 몰려든 세포핵들 <사진=폼페우파브라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윌리엄 로만 교수>

수많은 근섬유들은 각각 근절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수축 장치(골격근 조직)를 갖고 있다. 덕분에 몸을 움직이거나 운동할 때 근섬유가 자유롭게 늘어났다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운동을 심하게 하면 각 부위가 손상되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실험 관계자는 “근육을 격렬하게 움직이면 근섬유가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근섬유나 근절 주위 막이 당겨져 찢어진다”며 “근세포가 근절 막 손상 부위에 일종의 단백질 뚜껑을 덮어 회복이 진행되는데,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근력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은 운동을 좀 했거나 근력 향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대부분 아는 사실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근세포의 핵까지 근섬유 복구에 동원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근섬유 손상 부위에 자리를 잡은 세포핵들 <사진=폼페우파브라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윌리엄 로만 교수>

연구팀은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뛴 사람과 실험쥐에게서 일정 간격으로 다리 근섬유를 채취해 관찰했다. 그 결과 양쪽 모두 운동 후 5시간가량 지난 시점에서 손상된 근섬유 주위에 단백질이 모여들며 복구가 시작됐다. 특히 24시간이 경과하자 세포핵들이 무리 지어 근섬유 손상 부위까지 접근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험 관계자는 “세포핵 이동을 보다 확실히 관찰하기 위해 배양한 쥐 근세포를 레이저로 손상시켰다”며 “레이저를 쬔 5시간 뒤 단백질이 집중적으로 만들어졌고, 24시간 뒤 핵이 이동한 무렵에는 mRNA(메신저 RNA)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mRNA는 핵 내부에 만들어지는 유전적 설계 지도 역할을 한다. DNA 설계도를 복사해 세포 안으로 운반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손상된 근섬유 재건에 핵이 동원된다는 사실은 향후 스포츠 의학이나 재활 치료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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