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의 산타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마스 시즌 산타클로스 역할을 할 인력을 파견하는 미국 산타 조합 '하이어 산타 닷컴'에 따르면 2년을 넘긴 코로나 여파로 올 시즌 산타 활동 인원이 10% 넘게 줄었다. 반대로 미국 전역의 쇼핑몰과 이벤트 업체들의 산타 수요는 코로나 사태 전에 비해 112%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를 맞아 올 시즌 크리스마스 행사는 지난해에 비해 늘었다"며 "기존에 활동하던 산타 인원들이 감염에 의해 숨지거나 감염 예방을 위해 장기간 휴업을 택하면서 산타로 나설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크리스마스가 연말 최대 이벤트인 미국에서는 쇼핑몰과 행사장 등에서 산타클로스를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산타 관련 이벤트도 넘친다.
하이어 산타 닷컴은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에서 수백 명의 산타클로스 및 미시즈 클로스가 코로나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 전인 가족들을 위해 기존에 활동하던 인원의 18%가량이 1년간 휴직을 선택했다. 나이가 너무 많아 산타를 그만둔 사람도 적잖다.
크리스마스 시즌 수요가 늘어나는 산타를 어떻게든 모집하기 위해 급여도 대폭 인상됐다. 하이어 산타 닷컴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산타를 모집하기 위해 과거 30달러(약 3만 5000원) 수준이던 시급은 현재 150달러(약 17만 5000원)까지 5배나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를 올려도 12월 초 기준 쇼핑몰 행사 등 모두 1275건에 투입될 산타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1시간마다 열리는 크리스마스 행사에 약 2000명의 산타 결원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산타가 부족해 일부 이벤트 업체는 시간당 최고 200달러(약 24만 원)를 주고 겨우 사람을 구하는 실정"이라며 "많은 돈을 지급하지 못하는 비영리 단체들은 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하이어산타 닷컴에 따르면 코로나 여파로 중국 등에서 들어올 산타 의상과 소품 배송까지 늦어지면서 크리스마스 이벤트 진행이 한층 어려워졌다. 올 크리스마스 시즌 미국의 산타 한 명이 무려 100건 넘는 이벤트를 소화하는 경우가 흔할 정도로 품귀 현상이 전례 없이 심각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