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피시번(60)의 출연 불발로 모피어스를 맡은 배우 야히아 압둘 마틴 2세(35)의 이력이 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개봉을 앞두고 관심을 얻고 있다. 명문대 출신에 촉망받던 건축계 인재였던 그는 2008년 터진 리먼 사태로 배우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86년생인 야히아 압둘 마틴의 원래 직업은 시티플래너(도시계획가)였다. 미국 명문대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2008년 졸업과 동시에 샌프란시스코의 대형 건축사무소에 취업했다.

전도유망한 그의 발목을 잡은 건 그해 터진 리먼브라더스 사태였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 쇼크로 야히아 압둘 마틴도 정리해고됐다. 한해 전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터라 그의 상실감은 더욱 컸다. 

야히아 압둘 마틴 2세가 연기한 모피어스 <사진=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스틸>

백수가 된 야히아 압둘 마틴은 대학생 시절 관심을 가진 연기로 눈을 돌렸다. 연극반으로 활동했던 그는 취업 후에도 야간 연극반 수업을 들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아예 연기 쪽 공부를 결심한 야히아 압둘 마틴은 보란 듯 뉴욕대학교와 예일, 하버드 등 일류대 연기과에 합격했다.

야히아 압둘 마틴은 W매거진과 인터뷰에서 “백수가 된 뒤 몹시 두려웠다. 일자리를 잃은 것은 제 인생 최대의 난관”이라면서도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귀여움을 받기보다 억척스러웠다. 10대 시절 집안 사정으로 학교를 13개나 옮기면서 얻은 생활력 덕에 좌절보다는 살길을 개척하는 데 능한 편”이라고 말했다.

리먼 쇼크를 계기로 선택한 연기 역시 쉽지는 않았다. 예일대에 진학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유명 연극 ‘The MotherfuOOer with the Hat’에서 맡은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해 수차례 지적을 받았다. 승부욕을 불태우며 밤을 새워 캐릭터를 연구했다. 그는 “이런 경험들이 결국 연기뿐 아니라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줬다”고 돌아봤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사진=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인스타그램>

2016년 드라마 ‘겟다운’에 출연한 야히아 압둘 마틴은 2017년 화제작 ‘위대한 쇼맨’에서 젠데이아 콜먼(25)의 오빠 윌러를 연기해 주목받았다. 2018년 영화 ‘아쿠아맨’에서 빌런 블랙만타를 소화했고 2019년 드라마 ‘왓치맨’에 이어 영화 ‘어스’에 연착륙했다. 지난해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에서는 흑표당을 창당한 미국 인권운동가 바비 실을 열연했다.

17일 북미에서 개봉하는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1999년 시작된 ‘매트릭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키아누 리브스(57)와 캐리 앤 모스(54) 등 오리지널 캐스트는 물론 야히아 압둘 마틴과 제시카 헨윅(29) 등 새 얼굴이 대거 가세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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