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홀랜드(25) 주연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고가의 암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형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는 일반 가격보다 무려 수천 배 넘게 비싼 티켓이 올라왔다.
이베이 등 해외 경매 사이트에는 지난해 12월 17일(한국시간)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북미 개봉일에 맞춰 극장 티켓이 여러 장 올라왔다. 주로 미국 극장용으로, 싼 것은 50달러(약 6만원), 비싼 것은 2만5000달러(약 3000만원)를 호가했다.
미국 극장의 티켓 평균 가격은 2021년 기준 약 10달러(약 1만1500원)이며, 3D나 울트라HD 등 상영관에 따라 최고 20달러(2만4000원)까지 올라간다. 공개 첫날을 노린 암표 가격은 이보다 무려 1250배나 비싸 영화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개봉 보름을 넘긴 현재도 암표가 올라오는 이유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엄청난 인기다. 북미 공개 사흘 만에 2021년 극장 개봉작 최고 흥행 성적을 거둔 이 영화는 개봉 열흘째인 지난해 12월 27일까지 무려 4억6733만 달러(약 5550억원)를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도 관객 동원에 성공해 코로나 여파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암표 가격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9년작 '어벤져스: 엔드게임' 당시에도 이베이에 암표가 올라왔지만 2만 5000달러짜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작품의 인기에 편승한 암표는 영화의 건전한 유통을 방해한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본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만 해도 극장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암표상을 어렵잖게 볼 수 있었다. 정부의 단속으로 극장 암표상은 옛말이 됐지만 요즘은 인터넷으로 티켓을 대량으로 구매해 가격을 부풀려 되파는 행위가 횡행한다.
암표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제로 구매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한 극장 관계자는 "암표상이 근절되지 않는 건 속아서 사는 피해자기 있기 때문"이라며 "엄청난 관객이 몰리는 인기작의 경우 개인당 티켓 구매량을 일부 제한하거나 온라인 암표 단속을 강화하는 등 합리적인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