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금붕어도 훈련을 통해 얼마든 운전을 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물의 뇌가 관여하는 일종의 내비게이션 능력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발휘된다는 사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스라엘 네게브벤구리온대학교 연구팀은 4일 발표한 논문에서 특수 제작한 4륜 수조 차량을 금붕어가 움직이는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금붕어의 내비게이션 능력, 즉 먹이를 찾거나 천적을 피하는 본능적 기능이 보편적으로 발휘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 

우선 연구팀은 금붕어가 운전할 작은 차량을 제작했다. 카트형 차량 상부에는 수조를 얹었고 그 한편에 긴 봉을 장착, 끝부분에 레이더와 컴퓨터, 카메라를 설치했다.

레이더와 카메라, 컴퓨터가 장착된 차량을 지상에서 모는 금붕어 <사진=네게브벤구리온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 차량은 수조 속 금붕어가 헤엄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상부의 카메라와 레이더가 금붕어의 이동 방향을 파악, 컴퓨터가 해당 방향으로 조향하는 방식이었다.

실험에 동원된 금붕어는 여섯 마리로 몸길이 15~18㎝, 몸무게 80~120g이었다. 수조에 한 마리씩 넣은 상태에서 실험을 반복했다. 연구팀은 금붕어가 의도대로 차량을 움직이면 보상을 줬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생물의 내비게이션 능력이 주어진 생태계나 환경에 종속되기보다 보편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 금붕어들은 처음에는 헤맸지만 훈련을 거듭한 끝에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차량을 조종했다.

실험 관계자는 "금붕어들은 막히는 구간을 피하거나 잘못된 경로를 중간에 수정하는 등 놀라운 운전 실력을 보여줬다"며 "반복 훈련이 필요했지만 나중에는 제법 교묘하게 차량을 목적지까지 몰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지능이 낮다고 알려진 금붕어 <사진=pixabay>

이어 "숙달된 금붕어들은 차량이 실험실 어디에서 출발해도 골인 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며 "중간에 미끼를 설치해도 속지 않을 만큼 금붕어의 능력은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공간을 파악하고 목적지로 이동하는 금붕어 뇌의 내비게이션 능력이 시간이 갈수록 향상된 점에 주목했다. 처음에는 목적지까지 30분 넘게 걸렸지만 나중에는 1분 안에 차량을 약속된 지점에 이동시켰다.

이에 대해 연구팀 관계자는 "비록 금붕어 몸은 물에 잠긴 상황이었지만 수조 밖 환경은 엄연히 육상이었다"며 "그럼에도 운전이 가능한 것은 생물의 내비게이션 능력이 다양한 환경에서도 보편적으로 발휘된다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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