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팽창의 열쇠로 여겨지는 암흑에너지(dark energy)를 응용, 광활한 우주 속 은하들의 위치를 표시한 3차원 우주 지도가 공개됐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FS)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암흑에너지 분광기(Dark Energy Spectroscopic Instrument, DESI)를 활용한 3차원 우주 지도를 선보였다.

황색과 적색 그러데이션으로 장식한 부채처럼 보이는 이 지도는 지구를 중심으로 반경 100억 광년 안쪽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들의 위치를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100억 광년은 동행거리[※]가 아닌 광행거리에 기반했다.

추상화처럼 보이는 지도를 가득 채운 무수한 점 한 개는 은하 하나를 가리킨다. NOIRLab에 따르면 이 우주 지도에는 모두 40만 개의 은하가 담겨있다.

암흑에너지 분광 장치를 활용해 작성된 은하 3D 지도 <사진=NOIRLab 공식 홈페이지>

NOIRLab 관계자는 "지도 중앙을 확대하면 촘촘한 스펀지 같은 구조가 드러난다"며 "무수한 은하와 이들이 모인 은하단, 다시 은하단을 잇는 사상 구조의 필라멘트, 은하가 없는 거시공동(void) 같은 구조가 이 3차원 지도에 실제 관측 데이터로서 표기돼 있다"고 설명했다.

3차원 우주 지도 제작에 활용된 데이터는 미국 애리조나 키트 피크 국립천문대의 구경 4m 마얄 망원경(Mayall telescope)에 장착한 DESI로부터 얻었다. DESI는 우주 팽창에 영향을 주는 암흑에너지를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관측 장치다. 천체의 스펙트럼에 기반한 분광 관측을 통해 수많은 은하의 적색편이(적색이동)를 조사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지난해 5월 본격적인 관측에 나선 DESI는 7개월간 무려 750만 개의 은하 위치를 파악했다. NOIRLab은 뛰어난 DESI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은하 3차원 지도를 만들었다.

NOIRLab 관계자는 "우주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으며, 천체의 빛은 긴 거리를 나아가는 동안 파장이 뻗어 나간다. 이것이 우주론적 적색편이"라며 "빛이 진행된 거리가 길수록 커지기 때문에 지구에서 특정 은하까지 거리를 측정하는 데 활용된다"고 전했다.

소용돌이은하 'NGC 1515'와 주변의 무수한 은하들. 적색편이 데이터를 이용해 은하까지 거리를 측정하면 3차원 우주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세로 톨롤로 천문대 블랑코 망원경에 장착된 암흑에너지 카메라(DEcam)가 포착했다. <사진=세로 톨롤로 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DESI는 하룻밤 사이에 10만 개 이상의 은하를 분광 관측할 수 있다"며 "지난해 11월에만 은하 250만 개의 위치를 특정했다"고 덧붙였다.

NOIRLab은 DESI를 활용해 오는 2026년까지 우주 공간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은하들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110억 광년 안쪽의 은하와 블랙홀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우주 전파원 퀘이사 약 3500만 개의 위치가 특정될 것으로 NOIRLab은 기대했다.

※광행거리는 관측 가능한 우주의 끝에서 발생한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여행한 거리(light travel distance)를 잰 것. 동행거리(comoving distance)는 지구에서 관측 가능한 우주의 끝이 현재 어디까지 팽창했는지 추측치를 의미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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