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없이도 산소를 만들 수 있는 미생물이 발견됐다. 학계는 빛이 닿지 않아 산소가 분포하는 않는 심해에서 일부 생물들이 생존하는 미스터리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다.

남덴마크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소개한 논문에서 햇빛의 도움 없이 산소를 만드는 암모니아 산화 고세균(ammonia-oxidizing archaea, AOA)의 일종을 공개했다.

놀라운 능력을 가진 주인공은 니트로소푸밀루스 마르티무스(Nitrosopumilus maritimus)와 그 친척뻘 되는 미생물들이다. 니트로소푸밀루스 마르티무스는 2005년 수족관에서 분리된 타움고균의 일종이다.

이 고세균들은 바닷물을 양동이로 퍼올릴 때 딸려오는 미생물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적이지만 스스로 산소를 만들어내는 사실은 처음 발견됐다.

니트로소푸밀루스 마르티무스 <사진=카를 본 오시에츠키 올덴부르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인간을 비롯해 많은 생물이 숨을 쉴 수 있는 것은 산소 덕분”이라며 “미생물에 있어 산소는 보통 햇빛을 이용한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니트로소푸밀루스 마르티무스가 그 상식을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해양 질소순환에 큰 역할을 해온 이들 고세균들은 그간 한 가지 큰 수수께끼를 품고 있었다. 질소순환을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한데, 니트로소푸밀루스 마르티무스 같은 고세균들은 산소가 전혀 없는 바다에도 멀쩡하게 존재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 관계자는 “이들 미생물을 수조에 넣고 빛도 산소도 없는 환경을 만들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며 “고세균들이 스스로 산소를 만들어내 수조 산소 농도가 다시 상승했다”고 전했다.

희귀어 배럴아이가 사는 심해는 용존산소량이 극히 낮다. 이런 곳에서 니트로소푸밀루스 마르티무스는 소중한 산소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사진=미국 몬터레이만해양연구소 공식 홈페이지>

현시점에서 고세균들이 어떻게 산소를 만들어내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질소를 생성하는 일련의 과정과 관계된 것으로 추측했다.

일반적으로 미생물은 에너지를 대사하기 위해 암모니아를 아질산염으로 변환한다. 그러려면 산소가 필요한데 실험에서는 부산물인 질소가스와 함께 약간의 산소가 검출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는 토양이나 대기, 수중 등 모든 생태계를 지탱하는 질소순환에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남덴마크대 연구팀은 일부 고세균들의 독특한 기능을 통해 해양 질소순환에 대한 이론들이 재정립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연구에서 빛과 산소가 부족한 심해 환경에서 또 어떤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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