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BL(보이러브) 드라마가 넷플릭스 방영을 결정하면서 중국에서도 환호성이 터졌다. 시진핑 정부의 브로맨스 드라마 규제에 불만이 쌓였던 현지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 시즌2 제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 MBS는 3일 공식 채널을 통해 BL 드라마 ‘아름다운 그(美しい彼)’가 오는 25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된다고 발표했다.

신예 하기와라 리쿠(23)와 야기 유세이(25)가 출연한 ‘아름다운 그’는 지난해 11월 일본에 공개돼 인기를 끌었다. 2020년 야후재팬이 주관하는 서점대상(本屋大賞) 수상작인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과묵한 외톨이와 학교를 주름잡는 서로 다른 성격의 고등학생이 겪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아름다운 그’는 작은 방송사에서 다뤘지만 주연배우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 직장 내 남자 사원이나 학생간 동성연애를 그린 일본 BL물들 중에서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11월 말 일본서 방송한 '아름다운 그' <사진=MBS 공식 홈페이지>

넷플릭스가 ‘아름다운 그’를 일본은 물론 중국에 서비스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넷플릭스는 2017년부터 현지 대형 방송업체 아이치이와 제휴해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넷플릭스로서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 BL소설 대유행에 이어 최근 브로맨스 드라마가 사랑받은 중국에 ‘아름다운 그’를 유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문화·예술계 규제 잣대를 외국 기업에도 들이대온 시진핑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미지수다. 올해 10월 국가 주석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은 공산당을 찬양하는 등 정부 입맛에 맞는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장려(사실상 강제)해 왔다. 더욱이 브로맨스 드라마는 중국 정부가 현재 금기시하는 방송 콘텐츠 중 하나다.

중국 방송 관계자들은 의외로 정부가 ‘아름다운 그’의 아이치이 서비스를 허가할 가능성을 점쳤다. 당장 4일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면 세계인의 눈이 중국에 쏠리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아마존, 토종 OTT 업체 웨이브까지 BL물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여서 ‘아름다운 그’의 중국 방송을 낙관하는 팬도 적잖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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