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둥팡(동방)항공 여객기 희생자를 애도하는 차원에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착용한 검정 넥타이를 둘러싸고 때아닌 논란이 벌어졌다. 기자회견에서 검정 넥타이를 맨 이유를 외신기자가 캐물었기 때문이다.
왕웬빈(왕문빈, 52)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기자회견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전날 오후 벌어진 동방항공 MU5735편 추락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외신기자들은 중국 소수민족 인권 문제와 러시아-일본의 평화협정 체결 난항, 동방항공 사고 조사 등에 대해 질문했다. 다만 로이터통신 기자는 회견 말미에 “(대변인이)검은 넥타이를 매고 나온 게 눈에 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왕 대변인은 “이 질문에 대해 설명할 내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기자회견 후 SNS에는 로이터통신 기자를 비난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들도 회견 도중 벌어진 불편한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웨이보 트렌드에 왕웬빈 대변인의 검정 넥타이가 올라올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을 태운 동방항공 MU5735편은 21일 윈난성 쿤밍을 출발,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다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텅현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기체가 추력을 완전히 잃고 수직으로 낙하한 탓에 사고 지점에는 동체나 날개의 흔적조차 전혀 없었다. 중국 정부는 사고기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