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후계자 후보 중 한 명인 철리 디즈니(30)가 미국 플로리다의 일명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과학 교사인 철리 디즈니는 11일 LA타임스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논란이 된 플로리다주의 성소수자(LGBTQ) 관련 법안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철리 디즈니는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마련"이라며 "성소수자 입장에서는 누구에게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일부 보수적인 주가 이런 법을 밀어붙이다니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이들은 이제 학교에서 마음대로 역사를 배우거나 친구와 어울려 운동을 할 수도, 화장실을 편하게 갈 수도 없게 됐다"며 "플로리다주의 '돈 세이 게이' 법안을 계기로 저 역시 성전환자임을 공개 커밍아웃한다"고 덧붙였다.

철리 디즈니는 월트 디즈니와 함께 월트디즈니컴퍼니를 설립한 로이 O.디즈니의 증손자다. 약 4년 전 개인적으로 커밍아웃을 했던 철리 디즈니가 이런 사실을 신문에 대놓고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플로리다주의 '돈 세이 게이' 법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월트디즈니컴퍼니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공식 로고>

플로리다주 의회는 지난달 8일 교사와 학생이 성적 지향 또는 성소수자 관련 이슈를 논의하는 것을 초등학교 3학년 이후까지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유명한 '돈 세이 게이' 법안으로, 보수파를 중심으로 찬성을 받아내며 이슈로 떠올랐다. 플로리다를 비롯해 보수적 성향의 일부 미국 주들이 동조하면서 성소수자들과 갈등이 빚어졌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경영에 참여하는 디즈니 일가는 플로리다주의 '돈 세이 게이' 법안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LGBTQ 지원 단체 휴먼 라이츠 캠페인(Human Rights Campaign)에 50만 달러(약 6억2000만원)의 기부를 발표한 바 있다.

성소수자 논란에 대한 디즈니의 잇단 입장 표명에 일부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됐다. 향후 디즈니 영화의 성적 지향점이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한 영화팬은 "디즈니의 성소수자 차별 반대에는 적극 동감한다"면서도 "성소수자를 옹호한답시고 스타로드 같은 슈퍼히어로를 하루아침에 양성애자로 만들어버리는 황당한 조치는 더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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