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 크래시'에 처음 등장한 메타버스는 물리세계에서 영위되는 일상을 본뜬 디지털 세계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메타버스는 현실의 삶은 물론 다양한 산업을 가상세계로 옮겨 우리가 체험하게 한다.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고도의 컴퓨터 그래픽 등 첨단기술과 접목되는 메타버스. 막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현실을 바꿔놓고 있다.
◼︎메타버스 여행
팬데믹을 경험한 인류는 가상세계에서 세계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메타버스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VR 장비를 착용하면 혼잡한 공항에서 오래 기다릴 일 없이 어디든 갈 수 있는 메타버스 여행은 현지의 문화를 체험하고 그곳 사람들과 교류하게 해준다.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메타버스 여행은 교통비 등을 모두 암호화폐로 지불한다. 여행뿐 아니라 해외 출장을 갈 때도 메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메타버스 부동산
메타버스의 시장 가치는 2025년 8000억 달러(약 1030조원)로 추정된다. 메타버스 신봉자들은 그 중에서도 가상 부동산에 주목하고 이미 투자를 시작했다. 실제 땅이나 건물을 매입하는 것과 같이 디지털 세계에서도 얼마든 부동산 매매가 가능하다.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도메인을 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은 관심이 없는 가상세계 땅이라도 강남처럼 나중에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은 얼마든 있다.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코로나 여파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영화나 라이브 공연, 연극 등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모조리 취소됐다. 때문에 업계는 가상세계에 무대를 마련해주는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졌다. 코로나로 공연이 어려워진 래퍼 트래비스 스캇(31)이 2020년 메타버스 라이브를 열자 팬 2700만명이 아바타화해 스테이지로 몰렸다. 트래비스 스캇이 그간 개최한 공연 20회 분의 관객과 맞먹었다. 메타버스 라이브에 참가한 팬들은 공연도 즐기고 굿즈도 구입했다. 덕분에 트래비스 스캇은 메타버스 공연 한 번에 2000만 달러(약 260억원)를 벌었다.
◼︎미래 세상의 쇼핑
쇼핑은 가장 먼저 보편화된 메타버스 서비스다. 이제 사람들은 백화점에 가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된다. 자신과 똑같은 아바타를 만들고 옷이며 가방, 액세서리를 걸쳐 보고 어울리는 걸 구입할 뿐이다.
메타버스 쇼핑의 카테고리는 무한하다. 옷은 물론 가전제품, 가구, 자동차 등 모든 걸 메타버스 세계에서 구입할 수 있다. 현실을 그대로 딴 메타버스 쇼핑몰에서 시착하거나 둘러본 상품은 그대로 현실세계로 배달된다. 구매한 상품을 메타버스 속 아바타가 걸치고 영위하는 신개념 쇼핑 역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버스가 바꿀 세상 <下>에서 계속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