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에서 단백질을 뽑아내는 일명 ‘에어 미트’가 등장했다. 식물 유래의 베지미트나 세포를 배양한 대체육과 전혀 다른 개념이어서 학계와 인공육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식품 스타트업 에어 프로틴(Air Protein)은 재활용한 이산화탄소를 단백질로 바꾸는 미생물을 응용해 ‘에어 미트’를 개발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 회사의 혁신적 접근법은 우주 환경이 기원이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이산화탄소를 활용, 우주식을 만들려던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발상이 바탕이 됐다.

회사 연구팀은 하이드로게노트롭스(hydrogenotrophs)라는 미생물이 물, 에너지와 만나면 이산화탄소를 단백질로 변환하는 점에 주목했다. 하이드로게노트롭스를 태양열이나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로 작동하는 바이오리액터(생체 촉매를 이용한 생화학 반응 장치)에 증식해 밀가루 같은 단백질을 얻었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단백질화해 만든 에어 미트(Air Meat) <사진=에어 프로틴 공식 홈페이지>

회사 이름을 따 에어 프로틴으로 명명된 이 단백질로 고기를 만든 결과 식물 유래 대체육보다 식감이 뛰어났다. 공기 중의 요소들이 배양물질과 함께 단백질을 생성하는 것은 맥주나 빵의 발효 과정과 똑같아 안심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에어 미트는 어떤 고기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많고 진짜 고기에 비해 환경호르몬이나 농약, 유전자 변형의 우려로부터 자유롭다”며 “비타민과 미네랄, 아미노산 등 영양소도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식물 유래 대체육 또는 기존 고기보다 빠른 속도로 제조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며 “베지미트의 주원료인 콩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토지나 물량 등 자원의 1000분의 1만 필요로 해 환경에 주는 부담도 적다”고 설명했다.

에어 미트는 1960년대 NASA 연구에서 힌트를 얻었다. <사진=에어 프로틴 공식 홈페이지>

실제 고기 수준의 식감과 맛을 지향하는 이 회사는 에어 프로틴을 활용, 지속 가능한 미래 고기를 만들 계획이다. 마트의 정육 코너처럼 여러 가축의 부위별 고기를 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다.

대체육은 삼림 벌채나 축산에 따른 오염물질이 없는 식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공기를 활용하려는 업체는 그간 없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축산업을 포함한 농림업으로 야기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약 24%나 된다. 인구 증가로 고기와 유제품 수요는 갈수록 늘어 2050년 그 비중은 80%에 달할 전망이다.

에어 미트 관계자는 “고기를 얻는 가축, 특히 소는 메탄가스의 최대 발생원이며 축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며 “맛있고 영양학적으로도 진보한 지속 가능한 대체육을 위해 향후 공기회수장치를 통해 직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방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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