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상공에서 지구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미중력 공간이다. 여기에 탑승한 우주비행사들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극단적인 환경에서 시간을 보낸다. 

특히 비행사들에게 치명적인 건 우주 방사선(Cosmic Ray)이다. 물론 ISS 선체가 이를 차단하는 구조이고, 지구 자기장 역시 방사선으로부터 비행사를 지켜준다.

문제는 ISS 외부, 그러니까 광활한 우주 공간이다. 장차 우주인들이 심우주 탐사와 같은 중장기 미션을 수행하려면  세포의 DNA를 손상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는 우주 방사선을 해결해야 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내놓은 카드는 효모 샘플 키트인 '바이오센티넬(BioSentinel)'.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NASA 에임스 연구센터는 초소형 위성 큐브샛(CubeSat) 바이오센티넬을 탑재,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비행사를 지켜줄 방법을 고안할 계획이다.

큐브샛에 탑재될 효모 샘플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무게 13.6㎏에 시리얼 상자 만한 큐브샛은 바이오센티넬을 비롯해 여러 실험 장비를 싣고 우주로 날아갈 예정이다. 우주는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사실들로 가득한데, 에임스 센터 연구팀은 빵을 부풀리고 맥주를 익게 하는 효모를 이용, 심우주에서 우주인이 조우하는 고에너지 방사선의 영향을 실험하게 된다.

센터 관계자는 "우리 일의 핵심은 우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지상과 어떻게 다른가에 관한 고민"이라며 "바이오센티넬은 ISS에 비해 지구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우주공간을 탐험하는 최초의 장기적 생물학 실험"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효모는 손상된 DNA가 복구되는 과정이 사람과 아주 흡사하다"며 "심우주에서 비행사들이 마주할 수 있는 고에너지 우주 방사선은 유전 정보를 운반하는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잘라버릴 수 있어 이를 막을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리얼 박스 크기의 초소형 실험 위성 큐브샛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바이오센티넬은 NASA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Artemis)' 동원되는 비행체 아르테미스 I(Artemis I) 실릴 큐브샛 10개 중 하나다. 에임스 센터 관계자는 "바이오센티넬은 아르테미스I에 실려 우주까지 이동한 뒤 달을 통과해 태양 방향으로 비행할 예정"이라며 "우주 방사선을 막아주는 지자기의 영향이 없는 곳에서 일련의 실험을 원격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방사선이 쬐는 환경에서 성장하는 가지 효모를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센터에서 개발된 마이크로 유체 카드의 3 LED 검출 시스템과 효모의 활성을 읽어내는 색소를 이용, 효모의 성장과 대사 활성을 측정한다"고 덧붙였다.

효모 샘플은 6개월에서 12개월의 미션을 통해 다양한 시점에서 활성화된다. 효모 한쪽은 자연계에 평범하게 존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DNA 복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선별됐. 효모의 실험 데이터는 우주선에 저장돼 지상으로 전송된다.

치명적인 우주 방사선의 원인은 태양계 바깥의 초신성 폭발로 여겨진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 에임스 센터 관계자는 "두 균주가 우주 방사선에 노출된 환경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비교함으로써 장기 탐사 인간에 초래되는 위험성을 가늠할 수 있다"며 "우주 탐험에서 사람들이 입게 될 잠재적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전략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우주 방사선은 1936년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빅터 헤스에 의해 존재가 밝혀졌다. 직접 5000m 상공까지 올라가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 헤스는 위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치명적인 우주 방사선의 원인은 여러 천체의 폭발로 여겨진다. 태양계 밖에서 거대한 질량을 가진 초신성이 생성될 때 강력한 에너지의 우주 방사선이 발생한다는 설이 유력하다. ISS가 위치한 지상 400㎞ 위치에서는 지자기가 방사선을 막아준다. 지구의 생물들은 대기권이 필터 역할을 하면서 우주 방서선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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