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59)이 전처 앰버 허드(36)에 제기한 재판에 이기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그의 화려한 부활을 점쳤지만, 한 달 넘게 진행된 법적 다툼에서 치부가 다수 드러나 향후 활동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조니 뎁은 지난달 1일 미국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앰버 허드와 손해배상청구소송(명예훼손 등)에서 승소했다. 배심원들은 앰버 허드가 2018년 워싱턴포스트에 낸 글이 조니 뎁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총 1500만 달러(188억원)의 지급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조니 뎁은 앰버 허드와 짧은 결혼생활 중 가정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일부 벗게 됐다. 앰버 허드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조니 뎁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가정폭력을 강하게 암시해 논란이 됐다.

1개월 넘는 앰버 허드와 소송에서 이긴 조니 뎁 <사진=영화 '수상한 교수' 스틸>

판결 직후 조니 뎁은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절친한 아티스트 제프 벡(78)의 월드투어에 깜짝 등장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조니 뎁의 팬들은 그가 마침내 오명을 벗었고, 향후 영화나 가수 활동에 있어서도 꽃길만 걸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조니 뎁은 이번 재판에서 너무 많은 치부를 드러냈다. 이는 앰버 허드도 마찬가지지만, 원고 입장에서 고육책이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아 재판 자체를 상처뿐인 영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 재판에서 조니 뎁은 어린 시절 학대를 받아 언어폭력 성향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오랜 기간 약물과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렸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과거 앰버 허드와 관련해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입에 담기 어려운 끔찍한 표현이 다수 포함됐다.

지난한 법적 다툼을 이어온 조니 뎁(왼쪽)과 앰버 허드. 향후에도 어떤 식으로든 법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사진=영화 '럼 다이어리' 포스터>

이에 대해 미국 법조인 브레드 워드는 AP와 인터뷰에서 “법정에서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깨끗이 인정한 조니 뎁은 승리를 챙겼지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었나 싶다”며 “그가 다시 할리우드 일류 배우로 재기할 수 있을지는 적어도 5년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조니 뎁이 5년 안에 월드 스타로 재기하지 못한다면 이번 재판에서 그는 엉뚱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의미”라며 “사람들이 그의 화려한 배우 커리어보다 진흙탕 같았던 이번 재판을 기억할 가능성이 지금으로선 더 높다”고 덧붙였다.

조니 뎁은 자신을 ‘아내를 때리는 자’로 묘사한 영국 일간지 더 선과 2020년 재판에서 진 뒤 2편까지 출연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강판됐다. 디즈니의 간판 어드벤처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그와 앰버 허드의 지난한 법적 다툼 때문에 속편 제작 계획을 취소했다.

주요 캐릭터 그린델왈드로 '신비한 동물사전' 1, 2편에서 활약한 조니 뎁. 2020년 재판에서 지면서 워너브러더스로부터 '손절' 당했다. <사진=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

디즈니나 워너브러더스 등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는 스타의 스캔들에 상당히 보수적이다. 이번 재판에서 조니 뎁이 이겼어도 워낙 상처투성이가 된 터라 제작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게 할리우드 안팎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퍽 뉴스(Puck News)의 기고가 매튜 베로니는 트위터에 “조니 뎁이 다시 활약하겠지만 대형 스튜디오가 그에게 베팅할 정도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조니 뎁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 재판 결과를 100% 승리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배우 측면에서는 조니 뎁이나 앰버 허드 모두 패자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팬심도 문제다. 앰버 허드의 거짓말을 주장해온 일부 영화 팬들은 조니 뎁과 더불어 승소의 기쁨을 맛봤지만 미처 몰랐던 스타의 민낯을 한 달 반에 걸쳐 마주했다. 추문이 워낙 많이 드러나면서 골수 팬 사이에서도 조니 뎁의 평판이 훼손된 것은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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