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쩔 생각이야?”

마블 캐릭터 닉 퓨리로 사랑받는 배우 사무엘 잭슨(74)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결정을 맹비난했다.

사무엘 잭슨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전날 대법원이 임신 후 약 24주까지 낙태를 인정한 일명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한 것을 통탄했다.

낙태권 폐기에 찬성한 미 대법관 클래런스 토마스(74)를 겨냥한 사무엘 잭슨은 “클래런스 할배, ‘러빙 대 버지니아(Loving v Virginia)’를 뒤집은 걸 어떻게 생각해?”라는 짤막한 글로 분노를 표출했다. ‘러빙 대 버지니아’란 백인과 흑인의 결혼을 금지한 버지니아주 법이 위헌이라고 판단한 1967년 미 연방대법원의 유명한 판례다. 이 대사건은 조엘 에저턴(48)과 루스 네가(40)가 주연한 영화 ‘러빙’으로도 알려졌다.

미국 여성의 낙태권 폐기에 찬성한 클래런스 토마스 대법관을 겨냥한 사무엘 잭슨의 트윗 <사진=트위터>

사무엘 잭슨의 글은 여성들의 낙태권 폐기에 이어 동성 간 결혼까지 법적 재검토를 예고한 보수 성향 대법관 클래런스 토마스를 정면 조준했다.

미국은 1973년 여성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24일 미국 대법원에서 뒤집히면서 여성의 낙태 권리가 헌법으로 보장되지 않게 됐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법원이 아주 치명적인 판결을 했다. 미국과 여성에 아주 슬픈 날”이라고 평가했다.

1991년부터 대법관을 지낸 클래런스 토마스는 이번 판결에 대한 의견서에서 1965년 피임 권리를 인정한 ‘그리스월드 대 코네티컷’ 판결, 2003년 동성 간 성행위 권리를 인정한 ‘로런스 대 텍사스’ 판결, 2015년 동성 간 결혼할 권리를 인정한 ‘오버거펠 대 호지스’ 판결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여 파문이 일었다. 클래런스 토마스는 의견서에서 이들 판결이 실질적 적정 절차 결정 상 명백한 오류를 범했다고 강조했다.

사무엘 잭슨 <사진=영화 '글래스' 스틸>

사무엘 잭슨은 백인과 흑인의 결혼을 인정한 ‘러빙 대 버지니아’ 판례를 건드리는 것이야말로 클래런스 토마스가 자기 발등을 찍는 일이라고 조롱했다. 1987년 버지니아라는 백인 여성과 결혼한 클래런스 대법관 스스로가 ‘러빙 대 버지니아’ 판례의 수혜자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극한 분열에 몰아넣은 이번 판결에 사무엘 잭슨을 비롯한 많은 유명 인사가 분노했다.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로 활약한 크리스 에반스(42)를 비롯해 가수 올리비아 로드리고(19) 등이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보수 판사들을 비판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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