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간 업체가 플라스틱을 연료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엔진이 내놔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이를 소형 로켓에 탑재, 늘어나는 페이로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홋카이도대학교 산학연계 스타트업 묠니르 스페이스웍스(Mjolnir Spaceworks)는 10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플라스틱을 연료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엔진 프로토 타입을 공개했다.

이들이 제작한 엔진의 연료는 고체 플라스틱과 액체 산화제의 혼합물이다. 플라스틱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은 무독성 친환경 소재로 알려진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을 활용한다. 로켓이 주로 사용하는 기존 액체연료 엔진과 비교해 추력은 비슷하면서 폭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러시아의 주력 로켓 소유즈의 엔진. 최근 우주개발은 민간 업체의 가세로 소규모 페이로드 수송 수요가 늘어 보다 작고 저렴한 로켓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사진=pixabay>

회사 관계자는 "플라스틱을 가스로 만들고 산화제와 혼합해 추진력을 얻는 것이 하이브리드 엔진의 작동 원리"라며 "더 큰 추진력을 얻기 위해 플라스틱과 산화제를 효율적으로 혼합하는 기술을 이미 개발한 만큼, 무용접 연료탱크와 결합하면 단순한 구조의 소형 로켓 운용이 얼마든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업체가 소형 로켓용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점차 늘어나는 페이로드 수요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 위주로 이뤄지던 우주개발은 중국, 인도, 일본 등 다양한 국가가 참여하며 점차 경쟁이 심해졌다. 2000년을 전후해 스페이스X나 블루 오리진 등 초대형 민간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현재 우주개발 산업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일본도 민간 업체 약진이 두드러진다.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아이스페이스(ispace) 사가 지난달 일본 최초의 달 착륙 시도에 나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디지털 블라스트(Digital Blast) 사는 지난해 12월 모듈 3개로 구성되는 열도의 첫 우주정거장 'Commercial Space Station(CSS)'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액체 산화제를 혼합한 연료로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엔진의 연소 실험 <사진=묠니르 스페이스웍스 공식 홈페이지>

국가 기관에 비해 규모가 작은 민간 업체들은 대부분 소형 위성 개발에 주력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세계에서 발사된 인공위성은 총 1809기로 2011년 대비 14배를 넘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위성을 실어 나를 로켓은 아직 한정적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이나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의 '아틀라스V' 등 주요 발사체의 수요는 많다 못해 넘칠 지경이다.

묠니르 스페이스웍스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더 다듬어 양산하면 로켓을 자동차 수준으로 찍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간 로켓 제작사들이 너무 많은 부품을 자체 생산했고, 특히 기존 엔진은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 로켓의 보급을 막았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매일 늘어나는 페이로드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작고 간단해지는 위성들처럼 로켓도 심플해질 필요가 있다"며 "작고 효율이 높으면서 저렴한 엔진을 만들어 세계의 다양한 로켓 제작사에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묠니르 스페이스웍스가 개발한 추진제(연료) 탱크. 저가형이면서 용접이 없어 내구성이 향상됐다. <사진=묠니르 스페이스웍스 공식 홈페이지>

이어 "로켓은 자동차 메이커처럼 엔진뿐만 아니라 다른 부품을 파트너사에 공급받는 협업·분화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로켓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계속 늘어나는 페이로드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묠니르 스페이스웍스는 이미 홋카이도 아카비라 시에서 실시한 하이브리드 엔진의 지상 테스트를 완료했다. 일반적인 규격의 항공기 제트 엔진이 내는 추력 150kN의 3배인 450kN을 무리 없이 달성했다. 올해 엔진의 개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부품의 표준화를 진행하고, 2024년과 2028년 소형 로켓도 발사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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