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마감하기 전 천체가 방출하는 화려한 빛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지난달 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허블우주망원경이 잡은 쌍둥이자리 인근 행성상성운(planetary nebula) ‘NGC 2371’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NGC 2371’은 쌍둥이자리 방향으로 지구로부터 약 5600광년 떨어져 있다. 허블의 주요 관측 장비 ‘광역 행성 카메라2(WFPC2)’가 수집한 데이터(가시광선 필터 4개 사용)를 기초로 작성된 사진 속 색상은 원소의 분포를 나타낸다. 파란색은 산소를, 녹색은 수소, 빨간색은 황과 질소에 각각 대응한다.

행성상성운이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비교적 가벼운 항성(질량은 태양의 8배 이하)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천체다. 태양과 같은 항성이 주계열성에서 적색 거성으로 진화하면 보통은 외층에서 가스가 흘러나온다.

적색거성에서 백색왜성으로 옮겨가는 천체가 발하는 화려한 빛 <사진=NASA·ESA 공식 홈페이지>

이 과정이 계속돼 가스를 모두 잃어버린 별은 적색거성에서 백색왜성으로 옮겨간다. 이 단계가 되면 방사된 자외선에 의해 주위 가스가 전리되고 화려한 빛을 발하면서 행성상성운이 관측된다.

NASA는 “이미지를 보면 성운 중앙 부근에 광점 하나가 찍혀 있다”며 “이 광점이 백색왜성으로 바뀌고 있는 중심별이며, 그 표면 온도는 약 13만℃에 달한다”고 전했다.

중심별을 낀 성운 좌우에는 분홍빛 구름 같은 부분이 눈에 띈다. 이곳은 성운의 다른 영역에 비해 온도가 낮고 밀도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같은 색을 띤 몇 개의 작은 점은 고밀도 가스 덩어리로 별에서 특정 방향으로 제트가 방출된 것을 보여준다.

NASA는 “제트의 방향은 수천 년 사이에 변화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방향이 바뀐 것은 중심별을 공전하는 다른 별에 의한 영향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라고 설명했다.

운용 30년이 넘은 허블우주망원경 <사진=NASA·ESA 공식 홈페이지>

행성상성운의 포착이 의미가 있는 건 우주의 오랜 역사 중에서도 단명한 천체들이기 때문이다. 별에서 방출된 가스는 성간에 흩어져 가고, 백색왜성으로 진화한 별의 표면 온도가 내려가면 자외선도 약해져 가스의 반짝임은 사라져버린다. ‘NGC 2371’ 역시 관측된 상황이 수천 년 후 사뭇 달라지면서 중심별은 백색왜성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쌍극성 구조를 가진 ‘NGC 2371’은 아일랜드 천문학자 존 루이스 에밀 드레이어가 성운 및 성단에 관한 신판일반목록(New General Catalogue of Nebulae and Clusters of Stars)을 펴낸 1888년 ‘NGC 2371’ 및 ‘NGC 2372’로 나뉘어 수록됐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NGC 2371/2’라고 불린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