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잔해 ‘W50’이 뿜어내는 고에너지 입자들을 X선 및 전파, 가시광선으로 관측한 최신 사진이 공개됐다. ‘W50’은 매너티를 닮았다고 해서 ‘매너티 성운(Manatee Nebula)’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유럽우주국(ESA)은 지난 5일 독수리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1만8000광년 떨어진 ‘W50’의 최신 이미지를 공개했다. 임의로 착색된 색상은 각각 X선(황색·마젠타·청록색)과 전파(적색), 가시광선(녹색)에 대응한다. X선의 경우 노란색은 저에너지, 마젠타는 중간 에너지, 청록색은 고에너지 X선을 각각 나타낸다.

초신성 잔해란 무거운 항성 등에 의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 뒤 관측되는 천체의 총칭이다. 초신성 폭발에 따라 발생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주위로 확산되면서 가스가 가열돼 가시광선이나 X선 같은 전자파가 방사된다.

유선형 몸체를 가진 매너티를 닮은 'W50' 운하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ESA는 현재 관측되는 ‘매너티 성운’이 형성된 지 약 3만년이 지난 것으로 추측했다. 물론 이번에 공개한 이미지만으로는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지구에서 본 ‘매너티 성운’의 겉보기 길이는 보름달 4개분에 해당한다.

강력한 에너지 입자를 내뿜는 ‘매너티 성운’은 생김새만큼이나 재미있는 초신성 잔해다. 매너티의 배 부분을 보면 중심에 빛나는 천체가 하나 찍혀 있다. 이는 제트를 수반하는 강착 원반을 가진 마이크로 퀘이사  ‘SS433’이다. 마이크로 퀘이사란 퀘이사와 비교해 제트의 길이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질량, 에딩턴 한계(천체의 중력과 복사압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한계상황)가 모두 100만 분의 1이다.

‘SS433’의 정체는 블랙홀을 포함한 연성으로 추측된다. ESA는 “껍데기 모양으로 퍼진 가스를 뚫고 나가는 입자의 제트가 강착원반에서 분출, 양쪽으로 돌출된 ‘매너티 성운’의 희한한 구조를 형성한 것”이라며 “‘SS433’의 제트 속도는 광속의 약 4분의 1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13년 처음 관측된 초신성 잔해 'W50'. 매너티를 닮아 '매너티 은하'라는 애칭이 붙었다. <사진=미국국립과학재단(NSF) 공식 홈페이지>

2013년 처음 포착된 ‘매너티 성운’은 2018년 멕시코 체렌코프 감마선 천문대(HAWC) 관측 결과 수백 테라전자볼트(TeV)에 이르는 매우 높은 에너지 입자를 방출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연구를 거듭했지만 학자들은 고에너지 입자가 ‘매너티 성운’의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아직 밝혀지지 못했다.

캐나다 매니토바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논문에서 고에너지 입자의 방출구가 성운의 동쪽(사진 상 왼쪽)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미지에서 유독 청록색 및 마젠타 색으로 밝게 빛나는 부분이 고에너지 입자의 방출구일 것”이라며 “이 영역은 ‘SS433’에서 100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작해 약 300광년에 걸쳐 퍼져있다. 아마 가스 구름 내부의 충격파와 자기장에 의해 동쪽으로 흘러들어간 제트 입자가 재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SA는 ‘매너티 성운’이 우리은하 안팎의 천체들 사이의 성간 물질 유출과 관련된 일종의 실험실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다양한 방법으로 ‘매너티 성운’을 연구한다면 우주의 수수께끼들을 몇 가지 풀어낼 것으로 ESA는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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