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먹는 법도 몰랐던 아기 잔점박이물범(Harbor Seal)이 지극정성 보살핀 사람들 덕에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을 담은 영상에는 물범의 적응을 기원하고 사람들의 노력에 감사하는 글이 쇄도했다.

미국 동물 전문 매체 도도(The Dodo)는 18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일랜드 바다표범 구조센터(Seal Rescue Ireland) 직원들이 건강을 되찾은 물범들을 방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4분2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어미의 육아 포기로 죽을 위기에 처한 잔점박이물범을 구조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어미에게 사냥법을 배우기도 전에 버려진 이 물범은 몸집이 정상보다 작고 체중도 10㎏에 불과했다.

구조돼 막 센터에 도착한 피닉스. 제대로 먹지 못해 몸집이 아주 작다. <사진=The Dodo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Hissing Baby Seal Who Was So Mad To Be Rescued Is So Happy When He Goes Back To The Wild | The Dodo' 캡처>

구조자는 차량에 물범을 태우고 물을 뿌려주려 했다. 물범은 경계심에 이빨을 드러냈다. 구조자는 포기하지 않고 보호 센터까지 물범을 옮겼다. 급한 대로 꼬리 부분에 물을 뿌리고 모포로 감싼 뒤 물범을 내부로 옮겼다.

피닉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 물범은 다행히 외상이 없었지만 또래 물범에 비해 너무 여위었다. 센터 직원들이 해수로 채운 수조에 물범을 놓아주고 생선을 넣어줬지만 반응이 없었다. 스스로 사냥도, 뭔가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던 피닉스는 시간이 지나자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며칠간 피닉스의 적응 상태를 살핀 뒤 물범들이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야외 풀로 옮겼다. 많은 물범 개체를 오랜만에 접한 피닉스는 센터 직원들이 짠 프로그램에 맞춰 쑥쑥 성장했다.

센터는 피닉스의 체중이 약 44㎏까지 늘어날 정도로 건강해지자 자연 방사를 결정했다. 각자 다른 상태로 구조돼 센터에서 재활한 물범들은 케이지에 담긴 채 광활하게 펼쳐진 백사장으로 돌아왔다.

구조센터 직원은 “피닉스는 처음에는 넓은 바다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면서도 “케이지에서 제일 먼저 나와 넘실대는 파도에 몸을 맡겼다. 무사히 야생으로 돌아가는 피닉스를 보니 코끝이 찡했다”고 전했다.

센터에 따르면 현재 아일랜드에 서식하는 잔점박이물범은 약 3000~4000마리로 추산된다. 최근 몇 년에 걸쳐 감소세가 뚜렷해 아일랜드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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