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 목성이 토성과 같은 고리를 갖지 않는 이유를 파헤친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천체물리학자 스테판 케인(49)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내고 목성이 위성들 탓에 토성과 같은 뚜렷한 고리를 보유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여러모로 토성과 비슷한 목성에 어째서 더 멋진 고리가 없는지 궁금했다. 스테판 케인 교수는 목성이 현재와 같은 형상이 된 이유가 위성들과 관계가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잘 알려진 대로 목성은 60개 넘는 위성을 가졌다. 이 중에서 위대한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7세기 발견한 가니메데, 칼리스토, 이오, 유로파를 갈릴레이 위성 또는 4대 위성이라고 칭한다.
그 결과 질량이 충분히 큰 위성의 영향에 의해 목성 고리의 재료가 되는 얼음들의 궤도가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음덩이들은 목성 주변에서 사방으로 흩어지거나 위성과 충돌함으로써 고리 형성에 온전히 동원되지 못했다.
스테판 케인 교수는 “위성들의 공전 주기가 궤도 공명 상태가 된다면 목성 고리 형성이 방해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목성은 갈릴레오 위성 일부가 궤도 공명을 하는 천체로 이미 유명하다”고 전했다.
궤도 공명이란 어떤 천체를 도는 두 천체(위성)가 중력을 통해 상호작용한 결과 공전주기 비율이 2:1이나 3:2 등 단순한 정수비에 근접하는 현상이다. 목성의 경우 이오와 유로파, 가니메데의 공전 주기 비율이 1:2:4로 정수비에 가깝다. 이처럼 3개 이상의 천체가 얽힌 궤도 공명을 라플라스 공명(Laplace resonance)이라고 한다.
태양계에서 가장 부피가 크고 무거운 목성은 그다음으로 큰 토성과 마찬가지로 수소나 헬륨을 주성분으로 하는 거대 가스 행성이다. 여러모로 닮은 두 행성이지만 얼음과 돌덩이가 주성분인 거대하고 아름다운 고리는 토성만 가졌다.
물론 목성에도 토성처럼 티끌을 주성분으로 하는 고리가 있지만 매우 얇고 어두워 존재감이 없다. 이 고리는 1979년 보이저1호의 근접 탐사 전까지 알려지지도 않았다.
토성의 고리 역시 영속적인 것은 아니며, 앞으로 1억년 정도 지나면 소멸할지 모른다고 여겨진다. 일부 학자들은 현재 거대한 고리를 가지지 않는 목성 역시 과거 토성과 같은 고리를 가졌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스테판 케인 교수는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만 보면 과거 어떠한 시점에서도 목성에는 거대한 고리가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며 “거대한 행성에 거대한 위성들이 형성되면 튼튼한 고리가 생기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