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남천천문대(ESO)의 초거대 망원경(VLT)이 촬영한 ‘카리나 성운’, 일명 ‘용골자리 성운(NGC 3372)’의 아름다운 자태가 10일 공개됐다. 그 유명한 ‘파괴의 기둥’이 선명하게 찍혀 우주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사진은 ESO 칠레 파라날 천문대 VLT가 잡아낸 지구에서 약 7500광년 떨어진 발광성운 ‘카리나 성운’의 일부다. 특별히 R44라는 영역으로, 기둥이나 산봉우리처럼 생긴 것은 티끌과 가스로 이뤄진 거대한 구름들이다.

이 이미지는 VLT의 광시야 분광 관측 장치 ‘뮤즈(MUSE)’가 취득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가시광선의 3가지 파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착색·합성해 완성됐다. 천문학계에 명성이 자자한 ‘카리나 성운’을 고해상도로 담아낸 사진은 환상적인 우주의 신비를 그대로 보여준다.

칠레 파라날 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VLT)가 잡아낸 용골자리 성운(카리나 성운)의 '파괴의 기둥' <사진=ESO 공식 홈페이지>

ESO에 따르면 VLT는 이런 기둥들을 ‘카리나 성운’ R44 영역에서만 10개가량 관측했다. 이미 비슷한 영역에 허블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이 있는 만큼, ESO는 ‘파괴의 기둥(Pillars of Destruction)’이라는 드라마틱한 이름을 붙였다.

이에 대해 ESO는 “먼지나 가스 구름 속에서는 새로운 별이 형성되는데, 그 별은 스스로를 만들어낸 구름을 파괴한다”며 “성운으로 형성된 대질량 천체는 전리 방사선을 대량으로 쏴 구름의 가스를 전리·산란시킨다. 이 과정이 광증발(photoevaporation)”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측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기둥 근처 별의 전리 방사선 양과 기둥에서 흩어져버린 질량 사이에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었다”며 “별에서 방사되는 전자파나 항성풍은 구름 속에 고밀도 부분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줘 새로운 별의 탄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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