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발생한 통가 해저 화산 폭발로 지구 성층권 수증기량이 적어도 10% 늘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이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심해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통가 훙가 통가 섬 인근 해저 화산 폭발로 지구 성층권 수증기량이 증가해 미미하나마 일시적인 온난화 효과가 야기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JPL은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와 연기가 성층권 위 중간권(고도 50~80㎞ 사이 대기층)까지 도달한 점에 주목했다. 최고 도달 고도가 58㎞로 추정되는 만큼, JPL은 지구 환경에 미친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추측,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1월 15일 통가 해저 화산 폭발의 규모를 알 수 있는 영상. 미국 기상위성 'GOES-17'이 포착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일부 JPL 학자들은 NASA 지구 관측 위성 아우라(Aura)에 탑재된 마이크로파 림 사운더(Microwave Limb Sounder, MLS)가 잡아낸 데이터를 분석, 당시 분화로 발생한 수증기가 마치 상승류처럼 치솟아 고도 53㎞에 도달, 성층권 수증기량이 약 146테라그램(teragram, 1테라그램은 10의 12제곱 그램)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JPL 관계자는 “146테라그램이라면 자릿수가 너무 커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이는 성층권에 평소 존재하는 수증기량의 약 10%에 해당한다”며 “숱한 세월 기상관측에 임했지만 이런 현상은 듣지도, 본 적도 없다”고 전했다.

NASA에 따르면 필리핀 피나투보 등 과거 대규모 화산 분화 당시 지구 성층권에 주입된 대량의 에어로졸이 태양광을 반사해 한랭 효과를 가져오기는 했다. 통가 화산 폭발 당시에도 성층권에 에어로졸이 퍼졌지만 과도한 수증기 온실효과로 한랭화가 아닌 온난화가 초래됐을 가능성을 JPL 학자들은 제기했다.

지상은 물론 해저 화산이 대규모 분화를 일으키면 엄청난 양의 화산재와 연기가 대기 중으로 확산된다. <사진=pixabay>

NASA는 통가 화산 분화로 성층권에 도달한 과도한 수증기가 수년에 걸쳐 머물 가능성은 있지만, 머지않아 순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성층권에서 여분의 수증기가 제거되기 때문에 기후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JPL 연구팀은 통가 해저 화산과 같은 대규모 분화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향후 세계 각지의 화산 분화 시 화산가스 등 발생 요소들의 정밀 모니터링에 임할 계획이다.

통가 해저 화산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1월 15일 오후 1시26분 1차 분화했다. 그 규모는 가히 엄청나 우주에서도 또렷하게 관측될 정도였다. 인공위성에 의한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해저 화산 폭발로, 우리나라가 2018년 쏘아 올린 인공위성 ‘천리안 2A호’도 화산재와 쓰나미를 포착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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