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개된 중국 드라마 속 한자들이 원작과 전혀 다른 의미로 교체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시청자들은 중국 정부가 과도한 가위질을 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10일 웨이보에는 지난 7일부터 방송하는 사극 ‘창란결’이 원작과 전혀 다른 한자를 사용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실제로 ‘창란결’은 원작에 등장하는 마족(魔族) 및 마존(魔尊) 대신 각각 월족(月族)과 월존(月尊)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등장인물 무요(巫瑶)는 이름이 식운(息芸)으로 뒤바뀌었다.

구로비향의 동명 소설 팬들은 발끈했다. 삼계를 뒤흔드는 주인공 동방청창의 상징과도 같은 마존을 월존으로 바꾼 것은 심각한 원작 훼손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팬은 중국 정부가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마(魔)’라는 글자가 부정적이라고 제작진을 압박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7일 스트리밍이 시작된 '창란결'. 극의 주요 캐릭터인 마존이란 표현이 석연찮게 바뀌어 논란이 한창이다. <사진=아이치이>

이처럼 원작 속 한자를 바꾼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2017년 방송해 아시아 전역에서 화제가 된 판타지 사극 ‘삼생삼세십리도화’에서는 원작 속 ‘귀족(鬼族)’이 ‘익족(翼族)’으로 둔갑했다.

한 시청자는 “중국 정부는 마귀나 귀신, 무당을 의미하는 ‘마(魔)’ ‘귀(鬼)’ ‘무(巫)’라는 글자가 실제로 부정 탄다고 여기는 모양”이라며 “판타지 사극에 빠지지 않는 표현을 엉뚱하게 바꾸면서까지 무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중국의 한 영상 제작자는 “향후 드라마 내에서 사람이 죽는 것도 인정되지 않는 날이 머잖아 올지 모른다”며 “근거가 있는 검열은 이해하지만 최근 정부의 행보는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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