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장 주목받는 우주 개발 이벤트 ‘아르테미스’가 마침내 대장정을 시작한다. 달 이주를 가정한 구체적 유인 달 탐사를 핵심으로 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은 이변이 없는 한 약 열흘 뒤 그 첫 단계인 ‘아르테미스I’ 미션에 착수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부활시킨 ‘아르테미스’ 계획은 오는 2025년까지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안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야심찬 계획이 성공한다면 인류는 1972년 아폴로17호의 마지막 달 착륙 이래 53년 만에 달 표면을 밟게 된다.
규모부터 다른 프로젝트인 만큼 참가하는 단체나 국가도 역대급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을 주축으로 유럽우주국(E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캐나다우주국(CSA)이 루나 게이트웨이 건설을 합작하며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여기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호주,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뉴질랜드, 폴란드, 브라질,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20여개 국가가 참여한다. 스페이스X와 로켓랩,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 블루 오리진 등 민간 업체도 다양한 형태로 협력한다.
2017년부터 추진된 ‘아르테미스’ 계획은 5년 만에 첫 미션이 시작될 정도로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달은 화성과 더불어 언젠가 이뤄질지 모를 인류의 행성 이주 후보지 중 하나다. 최근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등 민간 업체가 맹활약 중이고 중국과 중동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던 우주개발 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진지 오래다.
우주개발은 연관된 산업이 넘쳐나고 경제효과도 엄청난 데다 민간의 관심도 최고조다. 그런 만큼, 오는 29일 예정된 ‘아르테미스I’ 미션에 세계인의 시선이 쏠린 상황이다.
‘아르테미스I’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NASA가 개발한 거대 발사체 SLS(스페이스 론치 시스템)의 데뷔 무대이기도 하고, 최종적으로 유인 미션을 수행할 오리온(ORION) 우주선의 사출 및 궤도 진입 테스트가 이뤄진다. 종합적으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전체의 성패를 가늠할 시험대다.
NASA가 지난달 21일 발사 시기를 확정한 SLS는 100m 넘는 길이의 차세대 로켓으로 어마어마한 페이로드(수납 능력을 의미)를 자랑한다. 오리온 같은 소형 유인 우주선은 물론 다양한 용도의 위성과 보급선 등을 한꺼번에 탑재할 수 있다.
SLS는 지난 6월 발사 전 최종 점검에 해당하는 ‘웨트 드레스 리허설’을 무사히 마쳤다. NASA는 실제 상황과 완전히 같은 타임라인을 짜 이틀간 SLS의 발사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코어 스테이지(1단)와 ICPS(2단, Interim Cryogenic Propulsion Stage) 탱크에 추진제(액체 수소 및 액체 산소)가 100% 충전됐고 카운트다운 등 발사 직전까지 과정이 그대로 진행됐다.
오리온 우주선은 29일 미션에서 일단 무인 시험 비행에 나선다. SLS에서 무사히 사출돼 예정한 궤도에 오를 경우 오리온은 달 주변을 비행하며 기체 체크 및 정보 수집을 수행한다. 지구 귀환은 발사 4~6주 후로 예정됐다.
SLS 로켓은 예정대로라면 18일 케네디 우주센터 39B 발사대로 롤아웃(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동)한다. 기립 후 기체 및 시스템 점검을 거쳐 기상상태 등 문제가 없을 경우 오는 29일 하늘로 솟아오른다.
‘아르테미스I’을 잇는 ‘아르테미스II’ 미션은 2024년 예정됐다. ‘오리온’에 우주비행사가 실제로 탑승, 달 주변을 비행한 후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음 미션 ‘아르테미스III’(2025년 예정)에서는 마침내 인류가 반세기 만에 달 표면에 내려서게 된다. ‘아르테미스I’ 미션의 전체 개요는 NASA가 준비한 아래 영상(한글 자막 지원)을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