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째 현역인 허블우주망원경과 차세대 심우주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합작한 나선은하 ‘M74’의 이미지가 공개됐다.

유럽우주국(ESA)은 지난달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허블우주망원경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각각 포착한 ‘M74’의 데이터를 조합한 강렬한 결과물을 선보였다.

‘M74’는 물고기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32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18세기 프랑스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가 정리한 ‘메시에 카탈로그’에는 명료한 소용돌이 팔을 가진 형태가 확연한 나선은하(grand design spiral galaxy)로 표기됐다.

허블우주망원경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PHANGS 관측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촬영한 M74 은하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ESA가 공개한 사진은 나선은하 ‘M74’의 전체를 지탱하는 골격 같은 붉은색 구조가 눈에 띈다. 이는 적외선으로 포착된 우주 먼지의 분포를 나타낸다. 밝은 주황색으로 착색된 부분은 우주 먼지의 온도가 한층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하의 중심부 및 소용돌이 팔에 분포하는 별들의 빛은 청색으로 칠해졌다. 은하 전체에 퍼진 우주 먼지 곳곳에 보이는 분홍색 구조들은 젊은 별의 자외선에 의해 전리 수소가스가 붉은빛을 발하는 HII(에이치투) 영역이다. 

ESA는 “이미지 작성에는 허블우주망원경의 고성능 카메라(ACS) 및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중간 적외선 장치(MIRI)가 동원됐다”며 “가시광선의 청색광에서 중간 적외선에 걸친 8가지 필터를 통해 획득한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ESA는 “은하가 품은 다양한 특징들을 사진 하나로 모두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의미 있고 신기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허블과 허블 및 제임스웹, 제임스웹이 각각 포착한 M74의 이미지(왼쪽부터)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M74’은 지구 쪽으로 정면을 향하는 페이스온 은하(face-on galaxy)인 관계로 거대한 소용돌이 구조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광학 및 중간 적외선으로 본 은하의 차이점을 보여주기 위해 ESA는 허블우주망원경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따로 포착한 ‘M74’ 이미지도 게재했다. 

ESA는 “중심에서 펼쳐진 푸른 소용돌이 팔 곳곳에 보이는 꽃 같은 붉은 영역은 전리한 수소가스가 빛을 내는 HII 영역”이라며 “가스와 먼지를 재료로 해 별이 탄생하는 현장(별 형성 영역)으로, 우주와 지상 망원경에 있어서는 중요한 관측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MIRI는 사람이 볼 수 없는 중간 적외선으로 천체를 관측하기 때문에 이미지 색상은 4가지 파장에 따라 파란색과 밝은 파란색, 주황색, 빨간색으로 착색됐다. 은하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뻗어나가는 장대한 소용돌이 팔과 그 속의 가스 및 먼지의 섬세한 필라멘트 구조를 잘 보여준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MIRI 장비를 활용해 잡아낸 M74. 착색된 색상 덕에 위압감이 느껴진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허블우주망원경에 의한 ‘M74’ 관측은 가까운 우주의 은하를 대상으로 한 ‘Physics at High Angular resolution in Nearby GalaxieS, PHANGS’의 일환이다. 칠레 전파망원경군 알마(ALMA)와 칠레 파라날 천문대에 자리한 유럽남천천문대(ESO)의 초대형망원경(VLT)이 동원된 이 프로젝트는 은하의 별 형성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파장의 전자파를 이용한 고해상도 관측을 5년 이상 이어오고 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의한 ‘M74’ 관측 또한 PHANGS 프로젝트의 일부다. 최신예 장비의 관측 데이터가 더해짐에 따라 천문학자들은 은하의 별 형성 영역을 보다 세밀하게 특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성단의 나이나 질량을 정확히 측정해 성간 공간(성간 우주)을 떠다니는 먼지의 성질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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