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사족보행을 위해 특수 외골격과 다리를 만든 실험 영상에 시선이 집중됐다.

구독자가 185만명에 달하는 해외 유튜버 앨런 팬은 최근 유튜브 채널에 뱀 전용으로 제작한 원통형 보행기를 선보였다.

다양한 과학 실험 영상으로 유명한 앨런 팬은 오래 전 퇴회된 뱀들의 다리를 재현한 인공 보행기를 만들면 과연 뱀들이 이를 사용할지 의문을 가졌다.

‘뱀에게 사족보행의 기회를 돌려주자’를 주제로 제작된 앨런 팬의 보행기는 길쭉한 원통형이다. 뱀의 몸에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일정 내구성을 갖추기 위해 3D 프린터로 안팎이 매끈한 투명 원통을 만들었다.

원통 양쪽에 로봇 다리를 부착한 뱀 의족. 뒤쪽도 앞부분과 같은 구조다. <사진=Allen Pan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giving snakes there legs back' 캡처>

원통의 양 끝부분에는 도마뱀의 다리 관절을 모방한 로봇 다리가 부착됐다. 일단 원통에 뱀이 들어가면 다리와 연결된 컴퓨터를 통해 움직이는 구조다.

앨런 팬은 여러 뱀 중에서 볼파이슨을 골랐다. 물론 원통에 비해 볼파이슨의 몸통이 훨씬 얇았지만 길이는 얼추 맞았다. 뱀이 원통으로 들어간 뒤 컴퓨터로 신호를 보내자 다리가 생각대로 움직였다. 앨런 팬은 아예 반려견용 목줄을 원통에 부착해 나란히 걷기도 했다.

황당한 이 실험은 한때 다리가 있던 뱀의 현재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는 게 앨런 팬의 설명이다. 뱀은 배아 단계에서는 다리를 가진 동물로 알려져 있다. 뱀의 다리가 퇴화된 이유에 대해서는 학설이 분분한데, 땅 속을 좋아하는 습성 때문에 다리가 서서히 사라졌다는 학설이 전부터 우세했다. 

뱀 다리의 퇴화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사진=pixabay>

다만 1999년 유전자의 영향이 제기되면서 최근까지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2016년 미국 플로리다의과대학교 연구팀은 비단뱀 사지 소실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를 특정했다.

비단뱀의 일부 동료들은 항문 앞 부근에 뒷다리 흔적과 좌우 한 쌍의 발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자들은 비단뱀이 도마뱀 종류와 마찬가지로 발 네 개를 가졌을 것으로 여겨왔다. ‘웨스턴 세발가락 스킨크(Western three-toed skink)’처럼 퇴화되지는 않았지만 아주 작은 네 다리를 가진 뱀도 있다.

참고로 사라진 뱀의 다리 같은 흔적기관(vestigial organ)은 사람도 갖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사랑니나 충수돌기를 시작으로 귀를 움직이는 근육 동이근, 귀에 난 작은 구멍인 이루공, 비강의 일부인 야콥슨 기관 등 종류도 다양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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