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적인 무늬를 가진 신종 나비에 '사우론'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다. 사우론은 판타지 소설가 J.R.R.톨킨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악한 마법사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사우로나(Saurona)' 속의 새로운 나비 '사우로나 트라이앵귤라(Saurona triangula)'를 공개했다.
학계에 처음 보고된 이 나비는 위쪽 날개에 아주 특징적인 무늬를 갖고 있다. 전체적으로 갈색 또는 주황색으로 뒤덮인 날개에는 사선으로 커다란 흰색 무늬가 들어갔는데,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사우론의 눈'과 닮았다고 해서 '사우로나'라는 속명이 붙었다.
학자들이 나비의 속명을 '사우로나'로 정한 것은 같은 속의 개체들이 더 많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나비 날개에 사우론의 눈 같은 무늬가 들어간 개체는 이번에 처음 특정됐다"며 "모쪼록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보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특이한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비는 여러 식물의 꽃가루를 널리 퍼뜨려 생태계 유지에 도움을 주는 천연 운반자다. 다만 같은 역할을 하는 꿀벌과 함께 최근 국제적으로 개체가 빠르게 줄고 있다. 심지어 일부 종은 멸종 사례가 이어져 학계의 근심이 크다.
연구팀 관계자는 "나비는 광범위한 서식지 파괴, 농약, 가속화되는 기후변화 등으로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영국에서만 전체 의 4분의 3이 감소했고, 이는 세계 각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신종 나비의 발견은 세계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생물이 많이 존재한다는 증거"라며 "신종 생물이 발견된 지역을 중심으로 개체 보호 활동을 벌이는 한편, 해당 구역이 무분별하게 개발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