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물리적 공격에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식물에 칼을 쥐여주는 흥미로운 실험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하는 비주얼 아티스트 데이비드 보웬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관엽식물에 마체테(Machete)를 쥐여준 특이한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마체테는 정글 탐험이나 벌목용으로 사용하는 커다란 칼이다.

데이비드 보웬은 일부 파리지옥풀 등을 제외하면 식물 대부분이 외부 공격에 저항하지 못하는 사실에 주목했다. 나무나 밀림의 억센 풀들을 벨 때 주로 쓰는 마체테를 식물이 휘두르는 역발상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필로덴드론의 잎에 부착한 센서 패드가 전기 신호를 읽어 마체테를 휘두르는 ‘식물 마체테’ <사진=데이비드 보웬 공식 홈페이지>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식물이 필요했다. 데이비드 보웬은 외떡잎식물의 하나로 가정에서 흔히 키우는 필로덴드론을 준비했다. 식물도 동물처럼 전기 신호를 사용하는 데 착안, 필로덴드론의 잎에 센서 패드를 부착하고 식물의 전기 신호에 반응하는 로봇 팔과 연결한 뒤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장착했다.

‘식물 마체테(Plant Machete)’로 명명된 이 독특한 프로젝트는 성공이었다. 필로덴드론의 잎에 붙은 패드를 통해 전기 신호를 받은 로봇 팔은 거대한 마체테를 자유롭게 휘둘렀다. 무자비한 칼질에 무수하게 잘려나갔을 식물이 마체테로 칼춤을 추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데이비드 보웬은 “식물을 베고 손상하는 칼이 오히려 식물의 공격 수단이 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라며 “마체테에 의해 잘려나갔던 식물이 섬뜩한 공격력을 갖게 되면 보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는지 살펴보는 일종의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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