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관측 장비가 잡아낸 목성의 주요 위성 ‘유로파’와 ‘가니메데’의 영상이 공개됐다.

유럽남천천문대(ESO)는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초대형망원경(VLT)이 잡아낸 목성의 갈릴레이 위성을 구성하는 ‘유로파’와 ‘가니메데’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이 사진은 ESO가 운용하는 칠레 파라날 천문대의 VLT와 ‘SPHERE(Spectro-Polarimetric High-contrast Exoplanet RESearch)’, 즉 분광 편광 고콘트라스트 외계행성 탐사 장비의 합작품이다. 파장 2.11㎛(마이크로미터) 및 2.251㎛의 두 가지 적외선 필터를 사용해 얻은 흑백 이미지를 파장별로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착색한 결과물이다.

ESO의 지상 관측 장비 VLT가 포착한 목성 위성 유로파(왼쪽)와 가니메데. 상당히 흐릿하게 보이지만 지상 관측 장비가 태양계 행성의 위성을 이 정도로 포착한 것은 유의미하다. <사진=ESO 공식 홈페이지>

‘SPHERE’는 ‘유로파’는 물론 그 바깥쪽을 공전하는 또 다른 위성 ‘가니메데’도 포착했다. ESO는 “‘유로파’의 지름은 3121㎞ 지만 ‘가니메데’는 수성을 웃도는 5268㎞나 된다”며 “두 위성은 목성이나 다른 위성과 상호작용에 의한 조석 가열에 따라 표면을 덮은 얼음 껍데기 아래에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마침 영국 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SPHERE’의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 ‘유로파’나 ‘가니메데’의 표면에 대한 연구 결과도 공개했다. VLT의 ‘SPHERE’를 이용한 유로파 관측은 2014년 12월, ‘가니메데’ 관측은 2015년 2월 및 2021년 7월과 9월 각각 실시됐다.

연구팀은 “가시광선으로 본 ‘가니메데’의 표면은 비교적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며 “‘가니메데’ 표면의 밝은 영역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곳으로, 성분이 복잡한 소금이 소량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어두운 영역의 조성은 아직 수수께끼”라고 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가 포착한 유로파(왼쪽)와 가니메데. 지상 관측 장비의 사진과 달리 아주 또렷하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목성의 위성을 지구에서 관측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유로파’나 ‘가니메데’를 지구에서 포착하는 것은 무려 35㎞ 떨어진 곳에 놓인 1유로 동전(지름 23.25㎜)을 촬영하는 것과 같다. 더욱이 지구 대기의 영향을 받아 상은 더욱 흐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으로 ESO는 대기의 흔들림을 보정하는 VLT의 ‘적응 광학(adaptive optics)’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덕분에 비록 사람들 눈에는 뿌옇지만 적어도 어떤 행성의 위성인지는 판별될 정도의 해상도로 ‘유로파’와 ‘가니메데’를 담는 데 성공했다. ‘적응 광학’은 VLT를 비롯해 일본 국립천문대가 운용하는 스바루망원경 등 세계 각지의 대형 망원경에 적용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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