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문명 유적에서 발견된 유골에서 정체불명의 푸른 섬유 흔적이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은 제물로 희생된 자들의 입에 물린 재갈의 일부로 추측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연구팀은 1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멕시코 유카탄반도 벨리즈 지역 미드나이트 테러(Midnight Terror) 동굴에서 발굴된 유골 약 100구에 대한 조사에서 푸른 섬유가 추출됐다고 전했다.

이 동굴은 최초 발굴부터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야 문명 유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마야인이 섬긴 신을 위해 사람을 제물로 바친 흔적도 포함됐다. 마야문명 고전기(서기 250~925년)에 매장지로 이용된 이 동굴 안에서는 최소 118명 분량의 뼈 1만 개 이상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최근 3년에 걸친 발굴 프로젝트에서 유골 상당수에 나타난 외상 흔적에 주목했다. 또한 최소 2명의 유골 치아에서 수수께끼의 푸른 섬유를 발견했다.

마야 유적이 다량 발굴된 유카탄반도의 미드나이트 테러 동굴 <사진=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두 유골의 마지막 순간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거듭한 연구팀은 치아 자체가 아닌 석회화된 치석을 분석했다. 조사 관계자는 “치석에는 꽃가루 알갱이와 전분, 석화된 식물 등이 포함됐다”며 “비교적 온전한 치아 6개의 치석을 깎아내 들여다본 결과 파랗게 염색된 섬유(면)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파란색은 고대 마야인 의식에서 아주 중요한 색상이다. 마야의 독특한 파란색은 유카탄반도는 물론 다른 메소아메리카 유물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연구팀은 두 유골 치아에 낀 푸른 섬유가 재갈의 일부일 것으로 추측했다. 조사 관계자는 “고대 마야인들은 제물의 몸에 칠을 하곤 했다”며 “치아에서 발견된 푸른 섬유는 두 희생자의 몸 색깔에 맞춰 염색됐고, 이들의 입을 막는 데 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드나이트 테러 동굴 내부의 유골 치석에서 발견된 푸른색 섬유 <사진=캘리포니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고고학에서 유골의 치석은 당시 식생활을 주로 반영하는 요소로만 생각돼 왔다”며 “이번 연구는 치석에서 보다 많은 의외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발견과 관련,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환경고고학자 클레어 에버트 교수는 “푸른 섬유의 진짜 용도를 밝히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이 섬유에서 시작된 유골의 치석 연구는 마야인의 의식부터 일상생활을 다른 측면에서 들여다보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치아에 치석이 생기고 경화되는 속도가 섭취한 음식 종류와 인간의 생리 기능,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섬유가 언제 치석에 파고들었는지 연대 측정에 나설 계획이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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