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게임이 고령자의 단기 기억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록밴드 그레이트풀 데드 출신 드러머 미키 하트(79)와 공동 개발한 리듬 게임을 통해 고령자 단기 기억이 나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이 만든 게임 ‘Rhythmicity(리드미시티)’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화면에 표시되는 시각적 사인에 맞춰 리듬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흥미를 유발하면서, 너무 어려워 기피하지 않도록 난이도를 조절했다.
이 게임을 하루 20분씩 8주 동안(주 5일간) 즐긴 고령자들은 이후 이뤄진 얼굴 인식 테스트에서 향상된 정답률을 기록했다. 게임을 즐긴 고령자들의 뇌파 검사 결과 상두정 소엽 활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뇌 반구 가장자리에서 마루엽 위쪽 절반에 분포하는 상두정 소엽은 음악 및 시각 기억과 관련된 영역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리듬 게임은 매우 강력한 기억 훈련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고령자 테스트에서 입증됐다”며 “게임으로 뇌의 기억력이 살아나는 점이 확인된 만큼 인지력, 기억력 쇠퇴가 뚜렷한 고령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전했다.
게임이 사람의 신체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이전에도 입증됐다. 미국 의료벤처회사 아킬리는 2020년 6월 어린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자폐스펙트럼 등 발달장애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게임 ‘엔데버 RX(Endeavor RX)’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치료 효과를 정식으로 인정받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게임 장르에 따라 플레이어가 받는 자극이나 효과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이 지난 2013년 개발한 레이싱 게임 ‘뉴로 레이서(Neuro Racer)’는 4주간 실행 결과 피실험자들의 쇠약해진 정신 기능을 향상시켰다.
심박수에 따라 게임 난이도가 조절되는 또 다른 게임 ‘바디브레인 트레이너(Body Brain Trainer)’는 노인들의 혈압, 주의력, 균형 감각을 개선했다. 미로를 방황하며 출구를 찾는 게임 ‘라비린스(Labyrinth)’는 장기 기억 향상이 입증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게임은 중독되면 정신 및 육체 건강을 해칠 수 있지만 적당한 플레이 시간에 따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머리가 쇠약해지기 마련인데 리듬 게임으로 두뇌 기능을 되살리거나 퇴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