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공간에 뚫린 거대한 구멍과 같은 반사성운 ‘NGC 1999’의 환상적인 자태가 오랜만에 공개됐다. 2000년 허블우주망원경에 처음 포착된 ‘NGC 1999’는 10년 가까이 암흑성운으로 여겨지다 허셜우주망원경의 자외선 관측을 통해 그 정체가 드러났다.

유럽우주국(ESA)은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허블우주망원경이 2000년 촬영한 반사성운 ‘NGC 1999’ 이미지를 오랜만에 다시 선보였다.

오리온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1350광년 떨어진 ‘NGC 1999’는 우주 먼지나 가스가 모여 형성되는 반사성운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다른 성운들과 달리 항성의 빛을 반사하면서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온화된 가스로 빛을 발하는 휘선성운 등 발광성운과는 다른 유형이다.

‘NGC 1999’의 중앙에 빛나는 별은 백색주계열성 ‘오리온자리 V380(V380 Orionis)’이다. 우주 먼지와 가스로 구성된 ‘NGC 1999’가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 별의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2000년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NGC 1999’. 허셜우주망원경이 추가 관측한 정보를 바탕으로 2010년 완성된 이미지를 ESA가 최근 ‘한주의 이미지’로 다시 소개했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ESA는 “‘NGC 1999’를 구성하는 가스와 먼지는 젊은 별 ‘오리온자리 V380’이 탄생하고 남은 물질”이라며 “이 별의 빛을 반사한 ‘NGC 1999’의 중앙부 어두운 부분은 열쇠 구멍을 닮았다고 해서 ‘우주의 열쇠 구멍(Cosmic Keyhole)’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NGC 1999’는 2000년 허블에 의해 사진이 처음 공개될 당시 열쇠 구멍 부분 때문에 보크 구상체(Bok globule)로 여겨졌다. 네덜란드 천문학자 바트 보크가 1940년 처음 발견한 보크 구상체는 빽빽한 먼지와 가스로 이뤄진 암흑성운의 일종이다. 원시 별이 탄생하는 요람으로 여겨지는 보크 구상체는 주로 HII 영역(전리수소영역) 안에서 발견된다.

‘NGC 1999’의 정체가 반사성운임을 밝혀준 것은 ESA가 2009년부터 4년간 운용한 허셜우주망원경이다. 허셜이 적외선 파장으로 ‘NGC 1999’를 추가 관측한 결과 거대한 열쇠 구멍은 이 영역에서 탄생한 젊은 별들이 방사하는 제트가 형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때문에 학자들은 2010년 ‘NGC 1999’가 보크 구상체가 아닌 반사성운이라고 결론 내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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