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처음 관측된 머나먼 은하가 초기 우주 은하들의 드라마틱한 합체를 보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운용 주체 중 하나인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는 2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초기 우주 은하로 여겨지는 ‘MACS0647-JD’의 최신 이미지를 공개했다.
아래 사진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탑재된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됐다. 왼쪽 큰 이미지는 기린자리 방향으로 약 56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 ‘MACS J0647+7015’를 담았다. 오른쪽에는 은하단 ‘MACS J0647+7015’가 야기하는 중력 렌즈 효과에 의해 서로 다르게 보이는 은하 ‘MACS0647-JD’를 각각 ‘JD1’ ‘JD2’ ‘JD3’로 표시했다.
중력 렌즈 효과란 천체의 중력에 의해 빛이 굴절하는 현상으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됐다. 시공간이 왜곡되면서 건너편에 있는 천체의 빛 진행 방향이 변화하고 지구에서는 그 상이 실제와 다르게 보인다.
‘MACS0647-JD’는 2012년 11월 허블우주망원경이 처음 관측했다. 당시 학자들은 이 천체가 존재했던 시기가 빅뱅으로부터 불과 약 4억3000만년 뒤인 지금으로부터 약 133억7000만년 전이라고 판단했다.
STScI에 따르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담아낸 ‘MACS0647-JD’의 경우 중력 렌즈 효과의 영향으로 ‘JD1’ ‘JD2’ ‘JD3’의 크기는 실제 은하보다 각각 8배와 5배, 2배 크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사람의 눈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적외선을 이용하므로 이미지 속 색상은 임의로 착색됐다.
흥미로운 점은 왜곡된 ‘MACS0647-JD’ 은하의 확대 사진들을 보면 모두 두 덩어리로 나뉜다는 사실이다. STScI는 큰 덩어리의 폭이 약 460광년, 작은 덩어리는 폭이 약 130광년이며, 양쪽은 서로 약 1300광년 떨어져 있다고 추측했다.
STScI는 “10년 전 공개된 허블우주망원경 이미지로는 이 은하가 두 개로 나누어져 있는 것을 도저히 식별할 수 없었다”며 “당시 학자들은 이 은하의 폭을 약 600광년으로 추측했을 뿐인데, 이번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정밀 관측으로 몰랐던 정보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MACS0647-JD’의 구조와 관련해 STScI는 “우리는 제임스웹 덕에 초기 우주의 은하 합체를 목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MACS0647-JD’에서 1만 광년 가까이 떨어진 곳에 위성은하로 보이는 천체들도 관측된 만큼 내년 1월 계획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분광관측에서 보다 많은 비밀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