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이 지표면으로부터 3000m를 저공비행하면 벌어지는 상황을 담은 영상에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약 1분20초 분량의 영상 ‘ISS flyby at low altitude(insane speed)’는 고도 약 400㎞ 상공에 떠있어야 할 ISS가 약 3000m 고도로 지구상을 빛처럼 빠르게 비행하는 장면을 담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light Simulator)’를 바탕으로 제작한 이 영상은 ISS를 컴퓨터그래픽(CG)으로 붙여 넣었다. 일반 항공기 평균 고도의 1/3에도 못 미치는 약 3000m 높이에 뜬 ISS는 지구 표면을 제목처럼 미친 속도로 쏘다녔다. 우주 공간에 평온하게 떠 있는 것으로만 여겼던 ISS의 놀라운 속도가 제대로 표현되면서 영상의 조회 수는 8일 기준 90만에 육박했다.

엄청난 속도감이 표현된 것은 ISS의 고도를 낮추면서 속도는 실제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ISS의 이동 속도는 무려 초속 약 7.7㎞, 즉 마하 약 22.65로 지구 한 바퀴를 단 90분 만에 돈다. 현존하는 수준급의 전투기가 마하 3을 내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다. 

길이 약 73m, 폭 약 109m, 높이 약 20m, 무게 약 420t인 ISS는 육안으로는 제대로 관찰하기 어렵다. 망원경으로 보더라도 순식간에 지나가는 별똥별이나 쌀알만 한 비행기 정도로 작다.

1984년 개발이 논의된 ISS는 미국의 요청으로 다양한 국가가 힘을 보태 만들어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하고 유럽우주국(ESA), 러시아우주국(Roscosmos), 캐나다우주국(CSA), 이탈리아우주국(ASI),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협력해 지난 2011년 7월 완공했다.

현재 ISS는 지구 약 400㎞ 높이의 궤도를 돌면서 수많은 과학 실험을 수행하는 우주개발의 전진기지로 활약하고 있다. ISS의 운용 및 미션 참가 국가는 미국, 러시아, 캐나다,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브라질이다.

지구 저궤도에 떠있는 ISS.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이 완성되면 우주개발 전진기지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참고로 ISS뿐만 아니라 지구 궤도상에 수도 없이 떠있는 인공위성 역시 속도가 초속 약 8㎞를 넘는다. 심지어 지구의 중력 탈출 속도인 초속 11.2㎞ 이상으로 이동하는 것도 있는데, 이 경우 지구가 아닌 태양 주변을 도는 위성들이다.

우주 탐사선들은 속도가 제각각이다. 태양 중력의 영향을 벗어날수록 멀리 날아가는 우주 탐사선들은 관측 대상에 따라 서로 다른 속도를 낸다. 무려 45년째 묵묵히 임무를 수행 중인 NASA의 행성 탐사선 ‘보이저 1호’의 평균 이동 속도는 초속 약 17㎞(마하 약 50)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이동한 거리는 약 157천문단위(약 235억㎞)나 된다.

탐사선들은 물리적 방법으로 속도를 조절하기도 하는데 스윙바이가 대표적이다. 이는 우주를 탐사하는 우주선이나 관측 장비가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가속 또는 궤도를 수정하는 방법이다. 목성과 상대적 위치가 같은 트로얀 소행성 무리를 탐사하는 NASA의 ‘루시(Lucy)’는 지난 10월 첫 지구 스윙바이를 완료했다. 오는 2024년 12월에는 두 번째 스윙바이를 예고한 상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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