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에 가려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미지의 은하 후보가 50개 넘게 발견됐다. 적외선 관측이 가능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통해 이들의 정체가 확연하게 드러날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했다.

아르헨티나 산후안국립대학교 등 국제 연구팀은 2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은하 팽대부를 면밀히 조사한 ‘VVV 서베이’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은하 후보 58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VVV 서베이’는 미지의 천체 및 은하를 관측하기 위해 2010년 유럽남천천문대(ESO)가 기획했다. 은하는 우주 공간에 엄청나게 많이 존재하고 관찰할 영역 역시 매우 넓어 일단 우리은하를 포함한 5개 은하의 팽대부와 그 주변을 탐사 대상으로 삼았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본 지구와 은하수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은하수는 예로부터 인류의 사랑을 받았지만 천문학자들에게는 천체 관측을 방해하는 존재다. 외부의 은하를 관측할 때 수많은 천체는 물론 우주 가스와 먼지로 구성되는 은하수가 별의 빛을 차단한 결과 은하 회피대(Zone of Avoidance, ZoA)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조사 관계자는 “은하수는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를 구성하는 원반 구조 ‘은하면’을 안쪽에서 옆으로 본 단면”이라며 “은하수에는 무수한 별이 존재하지만 우주 가스와 먼지 역시 끝도 없이 이어지며, 이런 은하 회피대 때문에 멀리 있는 별빛은 차단돼 관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주 먼지와 가스가 별빛을 가리면 거리나 밝기 등 단순한 계측조차 불가능하다. 조사 관계자는 “A라는 별이 지구 근처에 있다는 걸 알았다고 가정할 때 밝기는 어느 정도인지, 지구로부터 거리는 정확히 얼마인지를 우주 가스나 먼지 때문에 특정할 수가 없다”며 “은하 회피대 때문에 우주에는 미지의 천체나 은하가 널려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관측된 58개 은하 후보들의 적색편이 값. 평균값은 0.225이며, 일부 은하는 지구에서 대략 30억 광년 떨어진 것으로 추측됐다. <사진=산후안국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은하 회피대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 ‘VVV 서베이’는 칠레 파라날 천문대의 VISTA(Visible and Infrared Survey Telescope for Astronomy)를 활용했다. VISTA는 가시광선은 물론 적외선을 활용해 우주 먼지나 가스 건너편의 천체도 확인할 수 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활약에서 이미 확인된 것처럼 적외선 관측 장비는 은하 회피대를 뚫고 천체를 들여다볼 수 있다. 물론 은하 중심부에 존재하는 팽대부는 적외선 관측 역시 어렵기는 하다. 물질이 초고밀도로 집중된 탓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사용하는 근적외선 장비조차 관측이 까다로울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총 58개 은하 후보 천체의 평균 적색편이 값은 0.225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이를 통해 은하 일부는 지구와 약 30억 광년 떨어진 것으로 추측했다. 이는 과거 관측 결과나 은하 분포에 관한 이론적 추정과도 맞아떨어진다.

근적외선 관측이 가능한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이번 관측 결과는 우주는 어느 위치 또는 방향으로나 모두 같은 구조가 이어진다는 ‘우주 원리’와도 일치한다”며 “과거 관측이 어려웠던 영역에도 어떠한 대규모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예상했지만 이를 입증한 것이 ‘VVV 서베이’의 성과”라고 자평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은하 후보 중 일부는 관측치가 불확실하고 일부는 은하단으로 추정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등 ‘VVV 서베이’가 아직 불완전한 점은 인정했다. 학자들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 차세대 적외선 관측 장비에 의해 이번에 특정된 은하 후보의 추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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