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여성 미라의 엉덩이에 새겨진 문신의 의미를 고고학자들이 해독했다.

이집트 고고학자들은 14일 국제 학술지 ‘The Journal of Egyptian Archaeology’에 낸 논문에서 데이르 알-메디나(Deir al-Medina)에서 발견된 여성 미라의 문신 해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데이라 알-메디나는 이집트 룩소르 왕가의 계곡에서 남서쪽으로 불과 1㎞ 떨어진 고대 이집트 주거지다. 이집트 신왕국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적인데, 2019년 여기서 발견된 미라 일곱 구 중에서 여성 미라 두 구의 엉덩이에 띠 형태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학자들은 약 3000년 된 엉덩이 문신의 의미가 몹시 궁금했다. 같이 발견된 다른 미라와 달리 유독 두 미라에만 문신이 있는 점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데이라 알-메디나의 유적에서 발견된 여성 미라 엉덩이 문신. 적외선 카메라로 복원한 이미지다. <사진=A. Austin>

적외선 카메라로 문신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학자들은 미라가 발견된 무덤 천장에 새겨진 긴 마름모꼴 띠 일부와 같은 모양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문신은 모두 좌우 대칭인 점, 덩굴식물 같은 긴 선과 동물을 새긴 점 등을 알아냈다.

고고학자들은 이 문신이 임신 중이거나 생리를 하는 여성들이 몸을 지키기 위해 새긴 것이라고 추측했다. 조사 관계자는 “데이르 알-메디나는 나일강기슭에 접한 도시로, 고대 이집트 여성들은 생리통이나 임신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강의 힘을 빌리려 했다”며 “문신은 요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새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문신은 생리나 임신 중의 여성의 심신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치유와 행복, 수호를 상징하는 이집트 신 호루스가 지켜보는 상황을 묘사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여성 미라 엉덩이 문신 <사진=A. Austin>

고대 이집트인들이 문신을 한 역사는 예전 기록에 여럿 남아있다. 당시 사람들은 치유의 힘을 얻기 위해 몸 여기저기에 문신을 새겼다. 당연히 이런 문신이 발견된 것은 이번 미라가 처음은 아니다.

문신이 들어간 이집트 미라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난 1891년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수많은 미라 중에는 이번처럼 엉덩이는 물론 허리나 목에 치유와 건강을 상징하는 문신을 새긴 것들도 존재한다. 호루스뿐 아니라 순산을 상징하는 수호신 베스도 일부 문신에서 확인됐다.

조사 관계자는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건강을 기원하는 문신을 아픈 부위 근처에 새긴 편이었다”며 “엉덩이 문신은 생식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통은 심한 요통은 동반하므로 월경 중이거나 아이를 가진 이집트 여성들은 주로 허리나 엉덩이에 호루스, 베스 신이 들어간 문신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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