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왜성의 강력한 플레어가 공전하는 행성의 오존층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색왜성은 최대 질량이 태양의 50%가량인 천체로, 폭발적인 플레어는 주위를 도는 행성의 대기를 벗겨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진 것으로 추측된다.

영국 엑서터대학교 연구팀은 1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적색왜성(M형 주계열성)을 공전하는 외계행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관한 새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적색왜성 플레어에 노출되는 지구형 행성(암석행성)은 오존층 등 지표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방패막 형성이 촉진될 가능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태양과 지구처럼 적색왜성의 주변을 도는 암석행성 중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골디락스 존(해비터블 존)’을 조사하다 항성 플레어가 행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적색왜성 '트라피스트-1'와 그 주변을 공전하는 암석 행성들의 상상도. 바닥에 그려진 물과 풀은 골디락스 존, 즉 생명체의 존재를 시사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우리은하에 흔히 존재하는 적색왜성에 천문학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그 주위를 도는 암석행성에 존재할지 모를 생명체 때문이다. 실제로 ‘트라피스트-1(TRAPPIST-1)’ 같은 저온 적색왜성은 그 주위에서 암석행성이 여럿 확인됐다. 적색왜성을 공전하는 암석행성들은 골디락스 존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적색왜성은 대개 표면에서 강력한 폭발 현상인 플레어가 발생한다. 플레어는 항성 주변을 도는 행성의 생명체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행성의 대기마저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연구팀은 적색왜성 등 항성의 활동이 행성 대기 조성이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적색왜성을 공전하는 지구형 암석행성의 3차원 시뮬레이션 결과 활발한 플레어에 의한 광화학 반응은 행성 대기에 포함된 오존 양을 증가시켜 행성 표면까지 도달하는 자외선 양이 감소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주성인 적색왜성 공전하는 암석질 외계행성의 상상도. 녹색 고리는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표시하는 해비터블 존(골디락스 존)이다. <사진=우주생물학 센터(Astrobiology Center)>

조사 관계자는 “오존 양의 증가 범위는 일반적인 행성의 20배에 달했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아산화질소 역시 플레어에 의해 생성되며, 농도 역시 올라갈 가능성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오존이나 아산화질소는 바이오 시그니처(생명체 존재의 증거로 간주되는 물질)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며 “생명 활동뿐만 아니라 플레어에 의한 비생물적 과정에서도 바이오 시그니처가 생성될 수 있다면 이번 연구는 외계행성의 대기 조성을 분석하는 데 고려해야 할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이번 시뮬레이션이 지구처럼 산소가 풍부한 대기를 가진 행성을 전제로 하는 등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지구 대기에 포함된 산소는 지금으로부터 20억~25억년 전 생명 활동에 의해 급증할 때까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연구팀은 보다 현실적인, 무산소에 가까운 환경을 가정한 같은 시뮬레이션을 진행, 이번 조사 결과와 대조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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